어려운 역사이야기나 문화재, 그리고 인물에 대한 특성을 만화라는 장르로 대중들에게 손쉽게 전달하는 만화가가 창업을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내 1인 창조기업으로 입주한 가칭 '푸른 만화 창작소'의 나병재 대표(38)로, 전북의 '이현세'로 불릴 정도로 업계에서 그 이름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70~90년 대 초 전국을 강타했던 만화열풍이 인터넷 발달로 사그라지고 지금은 남은 작가조차 극소수에 그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만화 창업을 시도했다.
먼저 그가 노린 시장은 만화와 삽화, 그리고 캐릭터를 필요로 하는 공공기관 및 관공서, 그리고 기타 상업시설들이다.
만화는 모든 업종과 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1994년 전북대학교 미술학과에 입학한 뒤 지금까지 쭉 프리랜서로 활동해왔으며, 경향신문과 스포츠칸, (주)서울문화사에 원고를 게재한 바 있다.
대표적 작품은 잡지에 연재됐던 '좋은 세월아 군발이'와 젊은이의 취업 일대기를 그린 '나도야 간다', '러브스토리' 등이 있다.
창업계기는 캐릭터와 삽화가 필요한 단체나 개인에게 만화라는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함으로, 만화라는 장르로 전북과 전주시의 전통과 특성을 손쉽게 알리기 위해서다.
그의 작품을 보면 한옥마을 내 600년 된 은행나무의 전설과 숨은 이야기를 담아냈고 또 경기전 등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만화로 창작, 외지인에게 한옥마을을 널리 알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관광객들이 한옥마을을 단지 1박2일 코스의 '수박 겉핥기 관광'에 그치고 있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그는 장기적 관점이 아닌 근시안적 행정으로 전북이 가진 전통자원을 살리지 못한다는 데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무언가 사업을 벌이면 단시간 내 가시적인 성과만 요구하다 보니 '보이기 위한 행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것.
나 대표는 "한옥마을이 지금의 대표적 관광명소가 되기까지는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장기적 계획이 주요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IT나 문화, 대중예술 측면에 대한 체계적 지원 방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창업자의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금전적 요인이지만 대부분 지원 정책이나 시책이 우수한 성과를 낸 기업 위주로 지원되고 있다"며 "초기 자본이 없는 창업자는 결국 의욕만 앞세우다 경제적 논리에 밀려 폐업하게 되는 시스템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나 대표는 "인기를 누렸던 만화 업계는 현재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으로 도내에도 만화 작가가 극소수만이 남아 있는 실정"이라며 "1년 평균 200~500만원 벌이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등 남은 만화가들은 박봉 속 자존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