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개 분양, 시민과 약속 꼭 지키고 싶었어요"

5월부터 주말마다 무료증정…종이컵 허브화분 나눔 목표달성…지리산서 자연사랑 캠페인

▲ 서경범군이 버려진 일회용 종이컵을 모아 정성껏 만든 허브화분을 지리산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자연사랑을 위해 1만개를 만들겠다는 시민과 전북일보와의 약속, 꼭 지키고 싶었어요."

 

버려진 일회용 종이컵에 자신이 직접 재배한 허브를 심어 지리산 탐방객 등에게 무료로 증정한 '허브 소년'. 올해 17세인 남원 성원고등학교 서경범 학생(2년)이 자신 및 사회와 약속한 '1만개 분양'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1만370개. 경범 군이 지리산 등 현장에서 자연사랑 캠페인과 함께 무료로 나눠준 '종이컵 허브 화분'의 개수다. 그리고 이는 지난 5월6일부터 11월11일까지 6개월 동안(매주 토·일요일) 펼친 자연사랑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무료 증정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범 군은 아름다운 산 만들기에 기여하고 싶어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청결도우미 봉사활동을 하던 중, "썩는데 20년이나 걸리는 일회용 쓰레기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에 '종이컵 허브 화분'으로 자연사랑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를위해 식당과 휴게실을 기웃거려 버려진 종이컵을 수거했다. 커피, 립스틱 등이 묻어있는 종이컵을 깨끗이 세척하는 것도, 아버지 지인의 농장에서 허브를 길러내 종이 화분에 담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아버지의 도움(차량)을 받아 정성껏 만든 '종이컵 허브 화분'을 지리산 등지로 옮겼다. "아름다운 지리산의 환경보호에 동참해달라"는 캠페인과 함께 무료 증정이 실시된 것이다.

 

경범 군은 5월6일과 13일에 1000여개를 분양할 당시 "집 베란다와 창틀에 허브 화분을 놓아두고 그 향을 느끼면서, 아름다운 지리산과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같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올해 1만개를 만들어 무료로 증정하고 싶다"는 뜻을 기자에게 전했고, 그 내용은 전북일보 5월16일자에 보도됐다.

 

이후 경범 군의 활동은 지속적으로 목격됐고, 그 약속은 지난 11월10일과 11일에 지켜졌다.

 

이런 아들을 지켜본 아버지 서영호(44) 씨는 "경범이가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지리산을 가자고 하더군요. 하지만 경범이는 산에 오르면서 버려진 쓰레기에 실망했고, 배낭 가득 쓰레기를 담아왔어요. 그 쓰레기를 보면서 지리산 지킴이 활동을 시작했고, '종이컵 허브 화분'의 무료 증정은 자연사랑 캠페인에 많은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였지요. 경범이가 앞으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