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진창윤씨(47)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기록하며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 한다.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는, 사회성 짙은 작품들이 그의 작업의 중심에 있다. 미술의 생명력은 시대정신을 담는 데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기도 하다. 그래서 민주화·통일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현대인의 삶에 주목했다. '너를 훔치다'는 전시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2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5번째 개인전이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내면의 마음과 목소리를 거부하거나 그것에 귀를 기울일 시간이 없다. 정서는 왜곡되고 메마르다." 그런 느낌을 풍길 수 있게 하얀 연기로 가득한 것처럼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터치를 보여 준다. 그것은 세상의 혼돈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삶의 어지러움 등을 화면 안에 표현하려는 의도다.
인물보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나 평온하며 즐겁고 때론 무표정하다. 그러나 그 화면 속의 인물들의 마음속에는 나름의 고초와 역경, 우울함과 슬픔 또는 고통들이 뒤엉켜 있다. 그런 개인 한명 한명의 마음을 훔쳐 깊숙한 곳에 자라잡고 있는 감정들을 꺼내어 화면으로 가지고 온다.
작가는 서로를 인정하며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 그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바랬다.
아시아의 지금'(아라리오/북경),'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한국소리문화의 전당), JALLA전(일본/동경), 민족미술전(서울시립미술관), 민중미술 15년전(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참여했다. 전북민미협·전북민예총·전북인물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