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11월 중순이 지난 지금까지 이런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째 공청회를 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지난 2001년 첫 행사를 개최한 이래, 신종 플루로 인한 한 해를 제외하고는 10년이 넘는 기간 매년 행사를 열어왔다. 이젠 정체성과 전통성, 역사성을 뿌리내려 나가야 할 시점이다. 그럴려면 자기 객관화를 통한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자기 객관화 작업이 바로 공청회나 토론회 아니겠는가.
전주국제영화제나 각 시군이 주최하는 크고 작은 축제 행사들도 행사가 마무리되면 공개적인 평가 절차를 밟는다. 잘못된 건 없는지, 수요자의 불만은 무엇인지 등을 성찰한 뒤 다음 행사 때 반영함으로써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알찬 축제를 만들어 가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공개 토론회를 열었던 소리축제조직위가 새 집행위 체제가 들어선 이후엔 공청회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한다. 조직위 측은 평가용역을 실시하면 되지 굳이 공청회 등의 절차를 이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태도다.
매우 불성실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안이한 태도로는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비판을 두려워 한 나머지 공청회를 열지 않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혹여 투명성과 공정성에 떳떳하지 못한 측면 때문에 그런 건 아닌지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대목이다.
소리축제조직위가 행사를 잘 치러놓고도 공적인 평가절차를 생략함으로써 이러저러한 오해를 사서는 안될 것이다. 비판 없는 자화자찬은 편협성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소리축제 발전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해를 넘기기 전에 공청회를 열길 촉구한다.
박칼린·김형석 두 집행위원장이 바쁘다는 것도 한 이유인 모양인데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 성의의 문제다. 지역 내에도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층이 넓혀져 있다. 이젠 외부 인사만 쳐다볼 게 아니라 내부의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도 고민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