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로 활동하다 1965년 변호사로 개업한 그는 '필화사건'과 김대중내란음모사건으로 두 번에 걸쳐 옥고를 치렀다. 1972년 '여성동아'에 쓴 '어떤 조사(弔辭)〉'로 필화를 겪으며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됐을 당시 129명의 변호인단이 그의 변론에 나서 화제가 됐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몇 권의 유머집을 낼 만큼 해학적이고 촌철살인의 유머를 구사해온 그는 8년만에 복권됐을 당시 '한 번도 하기 어려운 변호사를 두 번씩이나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박정희 대통령시절 악명 높았던 대통령긴급조치 사건을 비롯,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 민청학련 사건, 통일혁명당 사건 등의 변호를 맡으며 숱한 화제와 기록을 남겼다.
민주화·인권운동 변호사로서 뿐아니라, 그는 도서출판 삼민사 주간,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위원, 감사원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대통령 통일고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의 모교인 전북대가 개교 65주년을 맞아 3일 '한승헌 변호사 소장자료 특별전'을 연다(31일까지 대학박물관). 시인으로, 인권변호사로, 저작권 관련 전문 변호사로, 정치인으로, 시민사회 운동가로 살아온 그의 인생과 한국의 현대사를 마주할 있는 자리다.
특별전은 'Ⅰ부. 한국현대사, 한승헌 변호사를 만나다' 와 'Ⅱ부. 산민 한승헌, 인생人生을 걷다'로 구성됐다. Ⅰ부는 현대사 관련 사진자료와 변론 사건 기록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사를 재조명하고, Ⅱ부는 한 변호사의 성장과정, 사상, 그리고 사회활동 등 인간 한승헌의 여러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자리다.
한 변호사는 특별전 개막에 앞서 '나의 삶 나의 길'을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선다(오후 3시). 개막일 특별전은 한 변호사가 직접 안내하며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