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로 듣는 '엄마와~ 아! 들!'

가족의 소통 다룬 전북원음방송 특집 '그림이네 이야기'

▲ 전북원음방송 특집 방송'그림이네 이야기'의 국정아씨, 그림이, 김사은 PD(사진 왼쪽부터).
"숙제 하니?" "아니, 그냥 수학 문제 풀어요."

 

"근데 왜 시험본 건 얘기 안했니."

 

일순간 침묵. 그때서야 아들은 냉랭한 표정의 엄마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한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아빠. 아빠는 엄마와 아들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창립 14주년을 맞은 전북원음방송이 제작한 특집 방송'그림이네 이야기'(연출 김사은 PD·FM 97.9 ㎒)는 이처럼 소소한 가정사를 라디오 소재로 끌어당겼다.

 

김사은 PD는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 특히나 아이들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시도했다가 청취자들의 호응이 좋아 본 방송 외에 특집까지 감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이(전주 완산서초 3)는 서양화가 김충순씨의 아들. 그림이가 엄마 국정아씨와 티격태격하는 분위기를 가감 없이 들려줘 청취자들에게 신선한 웃음과 감동을 선물한다. 당초 '책 읽어주는 엄마'로 기획했다가 이들의 재치와 웃음 때문에 모자(母子)가 주인공으로 나서게 된 사연부터 입담 좋은 김충순씨까지 섭외 요청을 했다가 "내가 나가면 방송 질이 떨어져"라고 일침을 놓은 후문까지 프로그램 앞·뒤 사연은 시종일관 훈훈한 웃음을 전한다. 평범한 엄마와 아들의 솔직한 대화, 눈높이를 맞춰가며 아들과 소통하려는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무언가족(無言家族)이 어느 나라 가족인가 싶다. 방송은 30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