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 홍익태 전북지방경찰청장 "치안서비스 감동 키울겁니다"

15개 경찰서 돌며 직원·주민 의견수렴…음주운전 단속강화·교통문화 개선운동…업무보고때 책선물 능률향상 도움 기대

▲ 홍익태 전북지방경찰청장이 취임 한달 동안의 생활을 이야기하며 밝게 웃고 있다. ·

 

안봉주기자 bjahn@

'기본과 원칙'을 강조하며 지난 10월 30일 취임한 홍익태 전북지방경찰청장(52)이 11월 30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홍 청장은 취임 이후 관내 15개 경찰서 및 각종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전북지역 곳곳을 직접 돌아다녔다. 현장방문을 통해 전북지역이 안고 있는 치안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홍 청장은 최근들어 해결책을 하나씩 제시하고 있다. 홍 청장을 만나 전북지역 치안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취임 한 달을 맞으셨는데요. 전북 치안상황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관내 15개 경찰서 현장방문을 마쳤고, 많은 주민들과 현장 경찰관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치안적인 측면에서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대체적으로 평온합니다. 직원들의 근무자세도 제가 취임 때 강조했던 '기본과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우발적 폭력(14.2%)의 급증으로 올해 5대 범죄가 5.8% 정도 늘었지만 주민체감치안의 핵심이랄 수 있는 절도(2.4%)와 강도(9.1%)는 각각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5300여 전북경찰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치안이 안정적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전북에 부임해 업무를 파악하면서 노인교통사고 사망자가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 10월말 현재 전북지역에서는 304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중 노인이 120명(39.5%)으로 1/3을 차지합니다. 특히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에 비해 15.4%나 늘었습니다. 또 어린이 사망자도 올해 6명으로 전년 보다 50%나 증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도민들의 교통질서의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낮은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시도별 교통문화 지수'에서 전북은 16개시도 중 14위를 기록했습니다. 교통약자를 위한 대책과 도민들의 교통안전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경찰의 치안인프라가 도심권에 집중되다 보니 시골 구석구석까지 경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모든 도민이 똑 같은 치안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같은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한 복안이 있으신지요.

 

"새로운 일을 만들어서 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제가 처음 경찰에 들어왔을 때 전국 경찰관 수가 10만 명이었습니다. 이 같은 경찰 숫자는 수 십 년이 지난 현재도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경찰의 업무는 너무 많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일을 만든다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자는 제 의지처럼 우선 연말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해 음주사망사고를 예방하고, '교통문화 개선운동'을 통해 교통안전시설의 개선과 교통법규준수율을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또 농촌권 치안서비스 확대를 위해 경찰관이 마을을 매일 한 번씩은 방문하도록 해 주민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해소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습니다."

 

-취임 초 기본과 원칙을 많이 강조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올해 초 학교폭력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등장해 경찰이 특단의 예방대책을 수립, 시행해 왔고, 아동·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이는 국민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이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우리 경찰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때에 경찰이 기본업무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제대로 파악하고,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기본과 원칙을 강조한 것입니다. 지난 오원춘 사건 등에서 보듯 부서별·개인별로 제때 제대로 기본업무를 수행하지 않아 국민을 불안케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경찰서 업무보고 때 책을 선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혜민 스님의 인생잠언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입니다. 모든 경찰서에 똑 같은 책을 선물했는데요. 본인이 스스로 깨닫고, 생각을 해서 업무를 하는 것과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업무를 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책을 보게 되면 자기 스스로 느끼게 되고, 깨닫는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기계발도 되기 때문에 이는 업무 능률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찰관들의 비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다른 지역에서 업소단속 관련 금품수수나 음주운전사고 등 경찰관 의무위반 행위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올 해 전북청에서도 대여섯 건의 의무위반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를 받았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한시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경찰관의 의무위반행위는 국민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고 봅니다. 내부적으로 청렴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유혹에 빠진 동료를 구제하기 위한 스스로의 자정노력을 높이고, 가능하다면 그 원인행위를 미리 찾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치안문제는 더 이상 경찰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서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융합행정이 중요합니다. 전북경찰이 '주민중심, 현장중심'의 경찰활동을 통해 도민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낌없는 조언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대담=김준호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