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전북본부장
UN은 2012년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하고 시장경제의 또 다른 한 축으로 협동조합을 언급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12월 1일부터'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돼 다양한 협동조합이 실험 무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협동조합에 바르게 접근해가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역사와 성공을 위한 기본조건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협동조합 역사의 뿌리는 15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848년 영국 로치데일에서 영세한 직공 28명이 약자인 서민들을 위해 식료품 공동구매를 목적으로 구성한'로치데일 협동조합'이 기원이 돼 다양한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 후 미국의 AP통신과 선키스트, 스페인의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 유럽의 경제 위기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몬드라곤협동조합 등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협동조합이 나타났다.
이에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몇 가지 점들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첫째, 협동조합의 기본정신의 구현이다.
협동조합은 자조·민주주의·평등·공정·연대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것을 협동조합의 기본적 가치라고 한다. 협동조합 조합원은 성실·공개·사회적 책임·타인에 대한 배려를 신념으로 삼고 있는데, 이것을 협동조합의 윤리적 가치라고 한다. 진정한 협동조합이란 가치와 원칙을 잘 지키는 조합을 말하며, 이러한 조합이야말로 성공한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교육의 중요성이다. 협동조합은 일인일표(一人一票)의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협동조합의 이념과 가치에 동조하는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사를 존중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 가지고 있어, 조합원에 대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을 통하여 조합원간에 협동조합의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교육을 통해서 신규 조합원이 양성되고 조직이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협동조합에 있어서 교육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셋째, 협동조합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실패하면 피고용자는 직장만을 잃지만,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재산(출자금)과 직장을 함께 잃게 된다. 어떤 협동조합이던지 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시장에서의 생존을 좌우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이다.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우수한 컨텐츠와 품질을 구비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하면 성공할수 없다.
협동조합운동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것은 협동조합은 경영체적 성격과 운동체적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라는 협동조합의 또 다른 정신에 따라서 신설 협동조합도 적정선의 영리와 함께 지역사회에 기여라는 정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지역에서 협동조합을 환영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전라북도는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전북협동조합스쿨'을 개설해 협동조합의 기본에서 실무까지 교육했고, 이들이 사회 각 층에서 협동조합의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점에서 전라북도의 노력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 또한 협동조합의 한 형태이다. ICA(국제협동조합연맹) 협동조합 7대 원칙에는 협동조합간의 협동의 원칙이 있다. 협동조합간 협력하고 상생하는 만큼 협동조합이 발전하므로 협동조합간에는 우선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정신이다. 전북농협 또한 협동조합으로서 50여년간 쌓은 노하우 및 협동조합의 정신을 새롭게 출발하는 협동조합들과 함께 나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