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장
탄소산업이라는 나무의 묘목을 심고, 토양을 가꾸고 온갖 정성을 들여온 지 10여년 만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꽃망울이 맺어지더니 겨울바람이 쌩쌩한 경제 침체 속에서도 탐스러운 꽃이 피기 시작했다.
흔히 백년 먹거리 산업으로 불리우는 탄소산업은 21세기 들어 우리 전주가 선택한 전략산업으로,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야심차게 키워왔다. 신산업의 불모지인 이곳에 전문 연구소인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을 세우고 대기업과 연계한 기초연구를 시작해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의 국산화에 성공, 이제 내년 2월이면 '메이드 인 전주 탄소섬유'가 세상에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탄소산업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팔복동 친환경복합단지에는 창업보육센터와 전문교육센터 그리고 항공선진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다이나모 장비가 하반기 이전에 모두 설치될 것이다.
바야흐로 탄소산업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중심도시로서의 면모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천년 역사의 전주지도가 바뀌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눈을 돌려 지구촌을 보면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탄소섬유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선진국들도 하나같이 국가 전략산업으로 수십 년간 공들여 육성하고 있다. 천만다행으로 기초자치단체인 전주시가 일찍이 이 사업을 추진한 결과, 우리나라도 이제 그 대열에 진입 하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학계와 산업계, 중앙정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탄소산업과 같은 신산업의 성패여부는 3가지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 첫째가 기술력이고, 둘째는 전문인력, 셋째는 자본으로 투자를 의미한다. 이는 좋은 토양위에 훌륭한 나무가 자란다는 자연의 법칙과 다름이 없다. 사실 탄소산업을 시작했던 지난날 우리 전주는 이 3가지 중 단 한 가지도 갖추지 못한 불모지였다.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전주기계탄소기술원에 탄소섬유 PILOT을 설치하고, 해외 유수 인력을 영입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탄소학회와 SAMPE KOREA가 위치하고, 매년 국제탄소페스티벌과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영국의 AMRC, 독일의 프라운호퍼 등 세계 유수의 연구소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의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관련 특허만도 매년 10여건을 등록하고 있는 등 국내 최고의 연구핵심지역으로 발돋움했다.
전문인력은 재작년부터 매년 500명 이상 배출하고 있다. 이는 목표연도인 오는 2020년 6000명의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비전아래 추진하는 것으로, 지역 대학과 신기술연수센터, 생산기술연구원 등 지역혁신센터와의 공조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역 대학에는 특성화대학의 설립은 물론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하는 취업 확정 형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해 매년 70여명의 석박사를 배출하고, 내년 7월에 개관되는 전문교육센터에서는 전국을 대상으로 관련 업체의 재직자와 신규자를 대상으로 2000명의 역량강화교육을 추진하는 등 전문인력 양성에 있어서도 전국 유일의 집적지로 거듭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인 자본 즉 투자는 (주)효성의 1조 2000억원의 투자가 확정돼 우선 2500억원을 올해까지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친환경복합단지 3-1단계에 1라인 공장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주변에 비나텍, AFFC 등 탄소산업 관련 10여개 업체들이 속속 입주해 그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다가오는 2020년, 탄소산업에 대한 우리 시의 목표는 대기업 2∼3개, 관련기업 100여개 종사자 6000명, 역내 매출 3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임진년이 저무는 이 시점에서 탄소산업을 돌아보면 이제 그 기반을 구축하고, 드디어 꽃을 피우는 터닝 포인트라 할 것이다. 지금부터 피기 시작하는 꽃이 탐스러운 열매로 맺어지고, 전주시민의 소득원과 먹거리로 자리하는 그 날까지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