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을 수 있는 대통령 선출하자

▲ 정 상 현

 

우석대 교수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제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대선 후보로 나선 박근혜·문재인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국정을 어떻게 운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를 머릿속으로 수없이 그려보고 또 그려보았을 것이다. 필자는 취미로 수채화를 그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좋은 경치를 찾아 화우들과 정을 나누며 고운 구름을 달래 하늘을 열고 열린 하늘 배경삼아 아름다운 자연을 화폭에 담는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음(陰)과 양(陽)을 조화롭게 표현하여 완성해야 마음에 드는 그림이 된다.

 

대선 후보들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소외된 계층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이들과 진심으로 소통하여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복지정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자천주(孔子穿珠)'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의미로, 공자가 길옆에서 뽕잎을 따던 한 시골 아낙네의 지혜를 빌어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부연하면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진나라를 지나갈 때 어느 고을에 들어갔다가 학정을 일삼던 고을 수령 양호(陽虎)로 오해받아 주민들에게 감금됐다. 심지어 분노가 극에 달했던 마을 사람들은 공자를 양호로 착각, 죽이려고 했다. 공자가 양호와 얼굴이 꼭 닮았던 모양이다. 공자의 제자들이 오해를 풀기 위해 설득하자 그 고을의 촌장은 '그렇게 유명하고 학문이 뛰어난 공자라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수께끼를 풀어낼 경우 살려주겠다고 하였다. 수수께끼는 구멍이 일직선으로 나지 않고 아홉 구비나 구부러진 유리구슬에 실을 꿰라는 것이다. 하지만 공자와 그 제자들이 아무리 궁리를 해도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궁즉통'이라는 말이 있듯이 공자 일행이 그 고을에 들어가기 전에 만난 한 시골 아낙네의 지혜를 빌어 마을 촌장이 내준 수수께끼를 풀고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다. 이 고사가 주는 교훈은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보라는 의미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수많은 핑크빛 공약을 제시했다.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철학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자세와 의지, 서민의 행복권 추구 등 후보자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유권자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대선 후보가 내세운 공약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정책결정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조정·결정하고, 이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법이나 조례 등을 제정하는 것이다. 이같은 의미에서 정책결정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대통령이 가져야 할 정책철학은 공공정책의 본질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권·생존권·행복권 등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할 수 있는 가치판단과 이념 및 윤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후보가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국민의 이익과 지역의 균형된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인가, 더 나아가 어떤 후보가 국민과 진심으로 소통해 서로 공감대를 잘 형성하고 국정을 잘 이끌어나갈 후보인가를 구별하는 지혜와 혜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무엇보다 서민의 삶이 풍성할 있도록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어느 한쪽에 너무 치우치지 않는 음과 양이 잘 조화된 멋진 그림을 모든 국민들에게 안겨주는 정책을 이행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