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22살의 나이에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이주여성 부티하우씨(29). 19일 전주 인후3동 제3투표소에서 만난 부티하우씨는 한껏 들떠 있었다. 한국에 와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등 두 차례 선거에 참여했었지만 대통령을 뽑는 선거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
그는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분이잖아요. 그래서 더욱 신중하게 뽑으려고 고민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후보들이 나오는 TV토론회도 지켜보고, 후보들이 각 가정으로 보낸 선거 홍보물도 꼼꼼히 살펴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주여성들을 위한 좋은 정책을 내놓고, 그 정책들을 잘 실천할 수 있는 후보자에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갖는 권리를 행사했다"며 "제가 찍은 후보자가 꼭 대통령이 돼 다문화가정과 다문화 자녀도 국가의 한 구성원으로 잘 포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뽑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고, 다른 분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선거 때 약속한 공약을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티하우씨는 이날 투표장에 딸 박사랑양(5)과 아들 권호군(2)을 데리고 왔다. 그는 "날씨가 상당히 추워서 아이들을 집에 두고 올까도 고민했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국민으로서 투표가 얼마나 소중한 권리행사인지 알려주고 싶어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부티하우씨는 지난 6월부터 전주시 다문화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일하며 언어장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을 돕고 있다. 또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에 다닌다.
그는 "아이들을 낳고 기르느라 2008년에 입학했는데, 아직 졸업을 못했다"며 "졸업한 후 사회복지사가 되면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을 보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