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걱정 없으니 대학생활 즐거워요" 대졸자, 전문대학 'U턴 입학' 러시

4년제 대학생 전문대학 재입학 해마다 증가…전주비전대 3배 늘어…50% 장학금 혜택도

▲ 전주 비전대학교 김극명 입학관리처장이 학생들과 입학 상담을 하고 있다.

최근의 취업난을 반영하듯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고학력자들이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 되는 전문대로 재입학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2월 도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김군은 그해 3월 전주비전대학교 물리치료학과 1학년 신입생으로 다시 입학했다. 취업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특별한 자격증이나 기술을 갖추지 못해 마땅한 취업처를 찾지 못했고 졸업한지 2~3년이 지나도록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선배들을 보면서 전문대학 입학을 생각하게 됐다.

 

"4년제 대학에 비해 취업률 면에서 월등한 전문대학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걱정이 없는 전공을 선택하고 저의 능력을 입증해 줄 국가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학과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선택한 곳이 전주비전대학교 물리치료학과다. 3년이라는 기간을 다시 대학에서 공부해야했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뚜렷한 확신없이 취업공부에 매달리는 것 보다 지금이라도 전문대학에 진학해 졸업 후 확실한 취업처를 보장받을 수 있기에 후회없이 선택한 길이다.

 

김군의 경우처럼 최근 고학력 실업자의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4년제 대학을 졸업했거나 재학중인 학생들이 전문대학에 재입학하는 '학력 U턴'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09년~2012년까지 4년동안 전문대 입시에서 정원외로 모집하고 있는 '전문대·대학 졸업자 전형'에 지원한 인원은 모두 2만1079 명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전문대·대학 졸업자 전형'이 아닌, 정원내 전형으로 전문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 전주 비전대학교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취업률에서 72.2%로 '나그룹'(졸업생규모 1000~2000명) 2위를 차지했다.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취업률에서 72.2%로 '나그룹'(졸업생규모 1000~2000명) 2위를 차지하고 전국 150개 전문대학 중에서 10위를 달성하는 등 높은 취업률로 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전주비전대학교의 경우도 '전문대·대학 졸업자 전형'의 지원자 현황이 2011년 43명에서 2012년에는 121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지원자의 졸업대학 분포도 전북대, 원광대, 우석대 등 도내 4년제 대학이 대부분이었던 것에서 숙명여대, 서울여대, 동국대, 충남대 등 도외, 수도권 대학 등으로 다양화 되고 있으며 지원학과도 간호과, 물리치료과 등 보건계열이 강세지만 최근에는 건축, 자동차, 조선해양, 기계, 지적, 사회복지 등 취업이 잘되는 공업계 및 사회계열 전문분야로의 지원이 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전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최근 고학력자들의 청년실업이 급증하면서 자격증 취득이나 전문적인 기술을 교육받아 취업면에서 4년제 대학보다 훨씬 유리한 전문대학을 졸업자들이 다시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비전대 김극명 입학관리처장은 "입학상담을 하다보면 '처음부터 전문대학에 진학할 걸...'하는 후회를 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대학 졸업 후 취업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면 무조건 4년제 대학만을 고집하기보다 취업에 유리한 대학과 학과를 신중하게 선택해 시간과 경제적인 손실을 최소화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