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서 12년째 육상 지도하는 배상수 코치 "유망주 기르는 것 행복한 일"

전국 대회 金 21개 따내 / 도내 육상 '기록 제조기'

갈수록 저변이 취약해지고 있는 도내 육상계에 희망을 갖게하는 젊은 지도자가 등장, 화제가 되고있다.

 

남들이 꺼려하는 농촌에 머물면서 어린 선수들을 집에서 데리고 숙식을 함께하며 헌신적으로 지도, 전북은 물론, 전국적인 선수로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고인이 된 정중근 전 부교육감 같은 오래된 지도자라면 몰라도, 30대 젊은 코치가 개인 생활을 희생해가면서 열정적으로 선수를 육성하는 모습은 사실 요즘엔 찾기 어렵다.

 

하지만 고창초(교장 유병회) 소속 육상전문지도자인 배상수 코치(37)는 이런 일을 하고 있다.

 

배 코치는 현재 소속은 고창초로 돼 있으나, 고창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육상 선수를 모두 맡아 지도하고 있다.

 

지금은 합숙 훈련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고창 수기당을 오래 맡아왔던 그는 현재 고창초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사실상 수기당 코치 역할을 겸하고 있다.

 

전라중·동암고 재학때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고창교육청, 전주교육청, 전북체고에서 만 12년 넘게 지도를 하고 있다.

 

지도자로서 공적도 우수하다.

 

지난 2001년 전국소년체전때 상하초 김경옥 선수가 여초 400MR 은메달을 따낸데 이어, 2002년 소년체전 여중 부에서 공음중 장승희 선수가 8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지도자로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2007년 소년체전 여초 높이뛰기 은메달 (고창초6 배정희), 2009년 소년체전 여중 높이뛰기 금메달 (고창여중2 배정희), 여중 원반던지기 은메달(고창여중3 김수정)이 이어졌다. 2010년엔 소년체전 여중 높이뛰기 금메달 (고창여중 3배정희), 남초 800m 금메달 (봉암초6 김용수), 2012년 소년체전 여초 높이뛰기 금메달 (고창초6 하은지)이 나왔다.

 

배 코치는 "12년 동안 지도하면서 전국소년체전 이외에 일반 전국대회에서 금메달 21, 은메달 5, 동메달 12개를 따냈다"고 말했다.

 

시골이지만 학부모의 열정과 학교의 두터운 지원을 토대로 좋은 지도자와 선수가 제대로 결합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창지역에서는 현재 육상 경기에 초등 4명, 중등 5명의 어린 꿈나무 선수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자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합숙 훈련은 못하고 합동 훈련만으로 제한돼 있지만 열정만큼은 뜨겁다.

 

남들은 모두 쉬는 토요일, 그는 항상 고창공설운동장에서 어린 선수들과 힘든 훈련을 소화해내고 있다.

 

직접 운전을 해가며 매일 선수를 경기장에 데려오고, 집까지 데려다주는 것까지 그의 몫이다.

 

이는 아내(박선영·고창초교사)가 자식을 키우면서 더 힘든 것을 감내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의 아내는 전북체고 재학시절 경보 선수로 활동했기에 선수들을 직접 뒷바라지 하는데 짜증내지 않고 나선다고 한다.

 

배 코치는 자신의 공을 뒤로한채"교장 선생님을 비롯, 주위에서 배려해줘 관내 초·중학교 육상 꿈나무들을 같이 지도할 수 있다"며 다가오는 내년 전국소년체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내년 제42회 전국소년체전 유망주를 보면 1500m와 3000m에 출전하는 고창중 김용수가 첫손에 꼽힌다.

 

배 코치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며 선수들과 함께 혹한의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