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부담·수확시기 늦어져 발동동

방울토마토 재배 익산 김종철씨 - 계속된 강추위 시설농가 울상 난방비 급등 온도 낮춰서 농사

▲ 익산에서 방울토마토를 시설재배하는 김종철씨가 난방기의 변온장치를 통해 연료비를 줄이고 있다. 이강민기자 lgm19740@

맹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전북지역의 시설농가들이 늘어나는 난방비에 울상을 짓고 있다.

 

때 이른 한파로 전북지역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를 크게 밑돌면서 시설농가마다 농작물 재배를 위한 적정온도를 맞추는데 난방비가 예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면세유 가격도 크게 올랐다.

 

26일 익산시 석탄동의 시설하우스 일대. 이 곳에서 시설재배를 하고 있는 농민들은 최근 폭설에 한파까지 겹치자 일 년 농사를 망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시설하우스 3967㎡(1200평)에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김종철씨(45)는 "한파와 눈이 자주 내리면서 일조시간이 짧아 생육조건이 나빠지면서 방울토마토의 생육이 늦어지고 있다"며 "하우스 내 방울토마토는 심은 지 3개월이 됐는데, 예년 이맘때면 1m가량 자라 유인작업(줄기가 쓰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까지 끝냈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2/3가량만 자라 유인작업도 하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예년 같으면 1월 중순에 방울토마토를 수확하지만 올해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1월 말이나 돼야 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날씨가 추우면 출하시기도 늦어지고, 잎이 타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울토마토의 적정 생육온도는 영상 12℃. 그러나 매서운 추위가 지속되고 있고, 낮 최고기온조차 영하권에 머물고 있는 터라 농가 입장에서는 적정온도를 맞춘다는 게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난방비를 지탱해줬던 농업용 면세유(경유기준)마저 올해는 가격이 급등했다. 면세유 가격은 지난해 1000원대에서 올해는 1200원으로 껑충 뛰었다.

 

김씨는 "이달 한 달 동안에만 2500ℓ의 기름을 사용해 지난해에 비해 30% 정도의 기름이 더 소요되면서 변온장치를 이용해 난방비를 줄이고 있지만,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렵다"며 "생육 적정온도는 영상 12℃이지만, 초저녁에는 10℃, 새벽에는 8~9℃로 온도를 맞춰 얼어 죽지만 않게 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딸기 시설재배 농가는 올 여름 태풍으로 모종단계에서 식재가 10~20일 가량 늦어진데다, 11월부터 찾아온 때 이른 추위로 수확량도 20~30%가량 줄어들었다.

 

전북시설딸기연합회 진형섭 회장은 "딸기 시설재배 농가들은 태풍으로 모종 식재가 늦어졌으며, 맹추위로 냉해까지 입어 수확량도 크게 감소했다"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작년에 비해 연료비는 2배로 들면서도 잦은 눈으로 일조량이 적어 생육은 부진하는 등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