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선소감 - "손녀에게 한 수 가르쳐 준 할머니께 영광을"

▲ 김 정 경
올봄 고향에는 유난히 벚꽃이 고왔다고 했습니다. 그 고운 꽃빛이 다하고 배롱나무 꽃 필 즈음 할머니께서 하늘로 꽃구경 가셨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울다 말고 그날 분의 방송 원고를 썼습니다.

 

그렇게 불성실한 자세로 할머니를 보내드리며 죽은 자의 일과 산 자의 책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가시는 길에도 손녀딸에게 한 수 가르쳐 주신 아름다운 매화, 정가매 씨. 당선 소식을 전해 듣는 순간 할머니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제가 쓰는 글에 책임을 지며 살겠습니다. 제 시에 뼈를 세워주신 부모님, 시의 살이 되어주신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님들과 원광문학회 식구들, 헐벗지 말라고 옷을 지어주신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교수님들, 외롭지 않도록 함께 길을 걸어준 문우들께 인사를 전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차마 순서를 정할 수 없어 고마운 이름들을 쓰지 못하겠습니다.

 

두고두고 그 이름 부르면서 곁에 있겠습니다.

 

제 시의 가능성을 보아주신 유강희 선생님, 박성우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시를 보듬어 주신 정양 선생님, 이시영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시인이 되고 싶다는 열망에 빠지게 했던 두 분 선생님께서 제 시를 안아주셨다는 것이 아직도 꿈 같습니다.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신 전북일보사에도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