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위축되는 도세(道勢)를 반영한 결과다.
전북은 한동안 중앙 체육무대에서 한창 주목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장영달 대한배구협회장, 공천섭·김병래 대한컬링연맹회장, 신도연 대한씨름협회장, 신동욱 대한궁도협회장 등이 떵떵거리며 체육계의 실력자로 행세한게 불과 몇년전 이야기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전북 출신 정치인이나 기업인 중 대한체육회장을 넘보는 사람은 아예 없다.
55개 중앙 가맹경기단체 회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사람조차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최근 한창 펼쳐지고 있는 중앙경기단체 회장 선거에서 전북체육계는 후보로 내세울 사람조차 없는 실정이다.
김연길 전 전북궁도협회장이 중앙회장에 도전하려다 뜻을 접었고, 김병래 대한컬링연맹회장만이 전북의 대표주자로 나서 외롭게 연임을 향해 뛰고 있다.
종전엔 중앙경기단체 회장을 주로 기업인들이 도맡아 했으나, 요즘엔 정치인, 그중에서도 여당 정치인들이 대거 몰려드는 양상이다.
중앙경기단체 회장을 거쳐 대한체육회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그 여세를 몰아 IOC위원까지 염두에 두고 호흡이 긴 행보를 하는 여당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
새누리당 이에리사 국회의원은 대한체육회장 출마 가능성이 큰 상태다.
탁구 선수 출신의 이 의원은 선수촌장까지 지낸 바 있어 그의 행보를 눈여겨 보는 사람이 많다.
차기 체육회장 후보로는 박용성 회장이 재출마 여부를 검토중인 가운데, 여당의 정몽준 의원, 유정복 의원 겸 국민생활체육회 회장, 박상하 대한정구협회장 등이 거론돼 왔다.
인기 종목인 축구의 경우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축구계에서는 기반이 약하지만, 박근혜 당선자의 측근으로 알려져 향후 추이를 눈여겨보는 사람도 많다.
컬링은 전북 출신 김병래 회장이 연임을 향해 나섰으나, 여당 실력자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치열한 양자대결 구도로 선거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도내 체육인들은 "대한체육회장이나 중앙 경기단체회장 선거에서 전북이 후보를 내지 못하고, 단순히 대의원으로서 한표를 던지는데 그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