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역 A대학교가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무리하게 취업을 강요한 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고 있다.
A대학교는 취업을 하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취업을 강요하거나, 취업하지 않을 경우에는 졸업 시기를 늦출 것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져 졸업을 앞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올해 이 대학 졸업예정인 B씨(24)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학과 C교수로부터 취업을 강요하는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 C교수가 '전공과 상관없더라도 4대 보험에 가입된 회사이기만 하면 무관하다'며 아무 곳에나 취업할 것을 강요했다는 것. 이에 자신은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자 C교수는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으면 차라리 다른 학교로 편입하라'며 편입을 종용하기까지 했다.
B씨가 교수의 말을 무시하고, 자격증 취득 준비를 계속하자 C교수는 심지어 부모에게까지 전화를 해 취업을 강요했다.
C교수는 B씨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집안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취업을 안 하고 있느냐. 취업을 하지 않으려면 1학기를 연장해 8월에 졸업해라. 이후에도 B씨가 취업하지 않으면 그땐 총장이 직접 전화하게 될 것이다"며 취업을 강요했다는 것.
현재 B씨는 취업을 미루고 전공과 관련된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생산직과 단순직 등을 전전하기보다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보다 나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다.
B씨는 "대학의 취업강요는 여러 해 동안 되풀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은 강요로 졸업생들이 반강제적으로 취업을 해 몇 개월도 못 버티고 이직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보다 나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B씨의 부모도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취업을 강요하는 것은 대학의 역할이 아닌 것 같다"면서 "학생들에게 미래발전 가능성이 보이는 업체를 섭외해 취직의 발판을 마련해주지는 못할망정 '4대 보험에 가입된 회사에 무조건 취업하라'는 것은 취업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고 대학교 측의 태도를 비난했다.
특히 A대학교는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대학별 취업률 순위에서 72.2%의 취업률을 기록, 1000명 이상 2000명 미만 대학교 중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학생들에게 취업을 강요해 취업률을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에 A대학교 관계자는 "올해 졸업생들의 취업 목표치가 있어 학과 단위로 학생들의 취업을 시키려고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담당교수가 학생과 부모에게 한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좀 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각 학과에 공지해 학생들에게 무리한 취업강요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