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 회장(83)이 주축으로 펴낸 '全州 讚歌'는 전주를 소재로 한 박학다식한 백과사전에 가깝다. 편집위원인 김남곤 시인(전북일보 사장)과 허소라 시인(석정문학관 관장), 이운룡 시인(전라북도문학관 관장), 소재호 시인, 박금규 전 원광대 교수가 참여해 한시, 현대시, 전주 풍물, 가요로 묶어낸 전주의 속살은 지역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거니와 그간 흩어져온 전주의 자료를 모으고 엮어낸 책이라는 점에서도 뜻깊다.
이치백 회장은 "한시는 개인의 문집 같은 데 발표된 것이어서 오래된 것은 없어졌거나 이 역시 흔한 것이 아니어서 찾아내기가 어려웠다"면서 "전주 시내 각 누정에 걸려 있는 편액 등을 찾아 모은 것을 합하면 200편을 겨우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1부 한시는 박금규 전 원광대 교수가 맡아 수집과 번역을 맡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대신했고, 2부 현대시는 문예지와 신문에 이미 발표된 것 중에서 추린 것들로 구성됐다. 권근부터 도선국사까지 오직 '전주의 풍류'에 취한 풍류객들은 고즈넉함을 품은 한시를 앞다투어 내놓았다. 짙푸른 물빛과 맑은 바람 소리에 취한 시인들은 한벽당을 술안주로 삼았고, 교목이 창연한 풍광을 자랑한 비비정에선 눌러 앉아 인생을 노래했다.
500년 왕기가 결인됐다고 본 가람 이병기 선생의 '오목대'(梧木臺)부터 보금자리이자 놀이터로 우뚝 솟은 모악산을 노래한 김해강 시인의 '오오 나의 모악산(母岳山)아', 백양촌 선생이 영원한 고향의 문이라고 일컬었던 '풍남문'(豊南門)까지 어우러진 2부 현대시에서는 시로 떠나는 '전주 여행'의 입문기.
이기반 최승범 허소라 소재호 진동규 송하선 김남곤 이운룡 황길현 황영순 시인이 노래한 3부 전주 풍류에선 산은 산대로 아름답고, 물은 물대로 수려한 아름다운 전주가 풀어졌다.
'그대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으로 시작되는 '전주 왈츠'나 '완산칠봉 넘어오는 봄아가씨'로 이어지는 '전주의 찬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전주를 소재로 한 곡. 사랑의 수줍은 고백을 담은 '전주 왈츠'나 1972년 전주 시민의 날에 제작·발표된 '전주의 찬가'를 살펴보는 일도 것도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