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문화탐사대 사전훈련
탐사단은 본격적인 해외 탐사활동에 필요한 소양과 체력을 기르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친 1박2일 훈련을 소화했다. 대둔산을 중심으로 진행된 사전훈련에서 대원들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히말라야 등반에 필요한 기본기를 다졌다.
△쉬리 사라다 학교에 도착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관광도시인 포카라를 향해 달리다 두 도시의 중간쯤에서 전용버스는 멈추었다. 이제부터 달릴 구간은 일반 차량은 허용하지 않는 험준한 비포장 난코스. 이 구간만 전문으로 운행하는 마을버스는 사륜구동에 차체가 높게 설계되었다. 버스가 굉음을 내며 휘청거릴 때마다 대원들의 비명소리가 간간이 새어나오길 2시간,'쉬리 사라다 (Shree Sharada)'라는 간판이 붙은 단층의 허술한 교실들로 꾸며진 학교가 눈앞에 나타난다.
탐사대를 정성으로 맞는 학생과 교직원들. 이들은 대원과 지도위원 한명 한명에게 꽃잎을 나누어 준 후 환영의 뜻으로 꽃목걸이와 노란색 천을 목에 걸어준다.
△오지 학교 돕기 나선 탐사대
탐사대는 학교 운동장에 텐트촌을 만들고 본격적인 교류행사와 지원활동에 나섰다. 운동장에 서면 마나슬루에서 뻗어 나온 설산이 눈앞에 펼쳐지는 학교. 현대사회 소통의 통로인 인터넷조차 없는 학교. 네팔에서도 오지학교 가운데 오지학교이다.
대원들이 싸이의 말춤을 추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도회지 문명과 등진 이곳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숱한 비정부기구(NGO)들이 네팔의 학교를 돕겠다고 나섰지만, 이 학교만은 히말라야 깊숙이 감춰져 또 다른 공간을 만들고 있어서 인지 숱한 도움의 손길에서 벗어나 있었다.
대원들은 현지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행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처음엔 언어 소통이란 장벽 앞에서 멈칫 거렸지만, 이내 청소년기의 발랄함으로 서로 뒤섞여 벽을 허물어 간다. 한쪽에선 사방놀이, 또 한쪽에선 축구 경기를 즐기고, 교실을 찾아간 대원들은 이들과 어우러져 춤을 추며 하나가 된다.
한편 지도위원들은 교직원들과 함께 학교를 꼼꼼히 둘러보며 지원 방안을 짜느라 고민한다. 지도위원 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단발적인 지원보다는 연차적으로 계속 지원에 나선다는 것. 우선 오는 4월에 이 학교를 다시 찾아 건물 외벽과 천장을 수리하고, 현지인 한 명을 뽑아 양호교사로 육성하고 인건비를 지원키로 의견을 모았다. 지도위원들은 현지에서 연장을 구해서 이마에 땀을 적시며 책장을 만들어 주었다.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는 완주산내들희망캠프로선 최대한의 배려인 셈이다.
탐사대는 네팔 현지 학생들과 한국 대원들이 모두 운동장에 모인 가운데 학교 지원방안을 담은 협약서를 작성해 학교 측과 교환하고, 한국서 미리 준비한 학용품과 축구공 등 전달식을 가졌다.
△2박3일 일정 그리고 작별
탐사대를 환대하는 학교 측의 손길은 소박하지만 그들만의 예법에 따라 극진했다. 네팔에선 귀한 손님을 모실 때에만 잡는다는 염소. 학교 측은 탐사대에 염소 한 마리를 선뜻 내놓았고, 조그만한 성찬을 함께 나누었다. 탐사대가 떠나는 날. 이들은 탐사대 한명 한명 모두의 이마에 붉은 색 점을 찍어주는 일명 '티카'행사를 벌이며 대원들의 행운을 기원하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탐사대가 마을버스 지붕에 카고백을 싣고, 대원 모두가 버스에 오를 때까지 이들은 오랫동안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네팔=김경모기자 kimkmo@
△탐사대원= 최향·성창민·이성영·최호형·오재석·김중산·신강진·박예찬·양다현·최하나·박한슬
△지도위원= 이왕영(단장)·이기열(대장)·김기열·박용민·이진철·박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