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전주시 삼천동 거마근린공원 화장실이 봉변을 당했다. 화장실 출입문과 변기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파손당한 것. 여타 전주시내 상당수 공원도 마찬가지로, 벤치가 부서지고 운동기구가 찌그러지는 것은 물론 심지어 시설물이 사라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주지역 공공시설물 파손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가 이 같은 고의파손에 대해 적극 대처키로 방침을 세웠다.
전주시는 29일 공공시설물 파손행위에 대한 관리·개선사항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에 나서는 한편 지도단속을 강화키로 했다. 또 공공시설물을 파손하는 원인제공자를 밝히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탐문조사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훼손근거를 확보해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키로 방침을 세웠다.
이처럼 전주시가 공공시설물 파손에 대한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은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의 화풀이용 또는 운전 부주의 등으로 인해 도로·공원 등의 시설물이 부서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주지역 도로표지판과 인도경계석, 가로수, 신호등, 공원시설 등이 걸핏하면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그동안 공공시설물 파손 원인자를 적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신고사례도 거의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설물 복구를 위해 혈세를 투입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공원 화장실의 전구 등을 수시로 가져가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면서 "모든 공공시설물 훼손행위를 감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시민의식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조례제정 등을 통해 재산관리를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의 시설물을 내 것인 양 착각하고 함부로 사용하는 시민의식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