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4명 가스중독 3명 숨져

3주전도 연기 질식 입원…장남 차량서 번개탄 발견…경찰, 타살 가능성도 수사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가스에 질식해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집주인 박모씨(52)와 아내 황모씨(55), 큰아들(27), 작은아들(25) 등 4명이 방안에 번개탄을 피워 놓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119구급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박씨 부부가 누워 있던 안방과 두 아들이 있던 작은방에 각각 번개탄이 피워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의식을 잃어가던 작은아들의 119신고로 발견됐으며, 작은아들은 119전화에서 "빨리 와 달라. 얼마 전에 119에 신고 전화를 한 적이 있다"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고, 소방당국은 신고 기록 조회를 통해 이 아파트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가족 4명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작은아들을 제외한 3명은 숨졌고, 현재 작은아들은 의식을 회복하고 있다.

 

조사결과 이 가족은 이달 초에도 연기에 질식해 큰아들을 제외한 가족 3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큰아들의 차량 뒷좌석에서는 번개탄 3개와 연탄 2개가 발견됐다.

 

의식을 회복 중인 작은아들은 경찰에게 "새벽 3시에 형이 불러내 5시까지 술을 마셨다. 이후 집에 돌아와 형이 준 우유를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가족이 단순 자살 뿐 아니라 타살 등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박씨의 집에서 큰아들을 제외한 3명이 지난 9일 새벽 2시에 연기에 질식해 병원 입원했던 영수증이 발견됐다"면서 "작은아들이 의식을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