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치혁신위는 그제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지 않고 지금처럼 유지하기로 결론지었다고 한다. 국민에게 제시한 대선 공약을 파기한 것인데 뻔뻔스럽기 이를 데 없다.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기초단체장·지방의원 정당공천 폐지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물론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도 공약했던 사안이다. 그만큼 공천에 따른 폐해가 크고 국민 정서가 용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제는 공천헌금 등 부패정치를 조장하고 중앙정치에 대한 예속을 심화시키는 등 지방정치 발전에 심각한 저해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공천을 받기 위해 특정 정당과 정치인에게 거액의 공천헌금을 제공하다 사법처리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심지어는 공천을 받기 위해 충성서약 충성맹세를 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 지역의 민생과 자치행정을 위해 일해야 할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의 행사에 참여하느라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 일쑤이고, 간담회 등 각종 행사와 회식비용을 떠맡는 경우도 다반사다.
정당공천제는 지금까지 운영해 온 결과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장을 저해시켰다. 말만 지방자치일뿐 중앙정치 예속을 심화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단언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폐해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정치혁신위가 정당공천제를 유지하려는 것은 권한을 내놓지 않겠다는 이기주의적 집착과, 자신의 경쟁자를 제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욕심 때문이다. 아무리 상향식 공천 원칙과 공천과정의 투명성 및 공정성 확보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부연설명한들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기초단체장의 제왕적인 권력의 영구화, 지역 토호들의 의회 장악에 따른 골목정치가 우려되기 때문에 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핑계에 불과하다.
그런 주장은 지역주민들을 우습게 알고 하는 이야기이다. 주민들의 판단력은 국회의원의 그것보다 더 성숙해 있다. 회초리 투어를 하면 뭐하나. 민주당은 아직도 국민 눈높이 정치가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이다. 결론적으로 공천제는 심각한 폐해와 대선 공약이라는 점에서 폐지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