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은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물건에 비싼 가격이 붙으면 소비자들은 외면한다. 가격 결정권은 근본적으로 소비자에게 있는 셈이다.
비빔밥은 대중음식이다. 요즘 물가로 볼 때 1만원을 넘으면 비싸다는 말이다. 손님들이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한정식이 아니다. 비빔밥 재료는 기본적으로 일반 백반음식에 나오는 정도면 충분하다. 백반식에서 나오는 김치와 나물 등 반찬류를 큰 그릇에 넣어 밥과 비비면 그것이 비빔밥이다. 기호에 따라 나물류를 추가하고 또 고추장과 청국장, 참기름 등을 적당히 조절하면 먹기 좋다. 거칠게 막 비벼먹는 비빔밥이냐, 처음부터 비빔밥용으로 나물류 등을 잘 차려낸 비빔밥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사실 후자의 경우 가격 차별화가 당연하다. 요즘 전통을 내세우는 전주비빔밥은 비빔밥 자체에만 10여 종류의 나물류 등이 들어간다. 게다가 반찬만 20가지에 이른다. 한정식 빰칠 정도의 진수성찬이 된다. 정성도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전주비빔밥은 상품으로서 큰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고, 전주의 대표적 문화상품, 나아가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처럼 품질과 서비스가 다르고,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가졌다면 비빔밥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턱없이 지나친 가격이다. 유명 식당의 전주비빔밥 가격은 1만2000원 이상이다. 반찬은 무려 15∼20여가지에 달한다. 고명은 그대로 두고 반찬을 서너가지로 대폭 줄이면 가격을 적정하게 낮출 수 있고, '비싼 전주비빔밥' 시비를 없앨 수 있다. 전주시와 비빔밥 업주들은 소탐대실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비빔밥을 무리하게 한정식화하면서 비싼 가격시비가 붙었고, 소비자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비빔밥은 비빔밥일 뿐이지 절대 한정식이 아니다. 비빔밥의 바탕을 찾으면 그 위상은 저절로 바로 선다. 그것이 진정한 전주의 문화상품, 전주 비빔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