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김창수 전북농협 본부장

서울시가 협동조합 서울 만들기에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완주군에서는 협동조합 바로알기 교육을 확대하고, 전북경제통상진흥원에서는 협동조합스쿨을 개강해 도민에게 협동조합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또한 '나꼼수'로 유명한 정봉주 전 의원이 21세기 운동은 협동조합운동이다며 본인의 팬클럽을 조만간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지자체와 각기관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열풍이 불고 있다.

 

농협 자료(2013.1.15)에 의하면 지난해 협동조합법 시행이후 전국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은 21건 신청에 2건이 인가를 받았으며 일반협동조합은 160건 신고에 93건이 수리됐다. 전북은 일반협동조합 9건 신고에 9건이 수리돼 협동조합 설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최소 8000개에서 최대 1만 개정도의 협동조합이 설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중심인 농업과 농촌에서도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자재 공동구매 사업, 영농조합과 농업회사 법인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농촌관광사업과 마을기업들이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설립과 운영, 동종업종 간, 기존 조합원 간, 인적 구성과 사업적인 마찰이 발생될 것이다. 더불어 협동조합의 맏형격인 농협의 존재감과 새로운 역할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필자는 부임해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이념 재무장을 통해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 수행을 위한 사업발굴과 효율적인 추진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협동조합에 길을 묻다!"라는 가제로 협동조합 가치 실현을 위한 세미나를 매주 하루 씩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 협동조합 전문가, 농민단체, 농촌현장운동가, 공무원 등 각개각층의 강사를 초빙해 현재의 농촌 현실에 대해 조명하고 농협의 역할을 짚어주며 직원들과 상호토론의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협동조합의 공동발전과 지역과 조합여건에 맞는 다양한 협력방안을 도출하여 협동조합의 사업방향을 도출하기 위한 세미나이다.

 

세미나에서는 "농업의 쇠퇴에만 몰두하지 말고 고령화, 소수의 주민을 위한 지역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라." "행정과 농협, 농민조직이 3박자가 맞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농협이 파는데만 집중했지 지역 농산물이 어떻게 소비되는지 모르고 있다." " 준비되지 않는 농산물 가격 결정으로 농민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형식적인 운영 공개와 비민주성으로 패쇄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왜 협동조합을 만들려 하는지 심오한 고민이 필요하고 진정한 협동조합 운동가가 필요하다." 등등의 주장이 제시됐다.

 

이와같이 강사들은 높은 수위의 비판과 냉정한 평가를 내리며 협동조합 방향에 대한 현장 경험을 여과없이 전달하고 있다.

 

긍정보다는 부정적 인식이 많다. 이러한 평가와 시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변화에 부응하기위해 그동안 농협의 지속적인 사업과 함께 교육과 현장경험을 통해 차분히 준비해 나갈 것이다. 4월경이면 각 지역에 적합한 생활협동조합의 청사진이 그려질 것이다. 농협은 협동조합의 리더로서 협동조합간 협동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와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협동조합 운동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협동조합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