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33)는 지난 2007년 B씨(33)를 알게 돼 동거를 시작했다. 이들의 동거 생활에서 A씨가 데려온 두 딸은 아무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을 더욱 끈끈하게 이어주는 디딤돌이었다.
한 자치단체 계약직 공무원이었던 B씨는 아이들에게 헌신적이었다. 직장에서도 성실하게 일했다. 이런 B씨의 따뜻함에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아빠라고 불렀다. B씨는 때론 엄했지만 친아빠 이상으로 두 자매를 챙겼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동거를 시작한 지 2년 뒤인 지난 2009년 5월 5일 어린이날. B씨가 감추고 있던 발톱을 드러낸 것. B씨는 당시 9살이던 동거녀의 큰 딸을 자신의 집에서 동영상을 보며 성폭행했다.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한 변태행각은 한 살 아래 동생(8)에게까지 이어졌다. 동영상에 나온 음란행위를 따라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같은 해 9월까지 3차례다.
너무 어려서 '성(性)'에 대한 관념이 서 있지 않았던 두 자매는 아버지 같은 B씨의 말을 따랐고 그렇게 자신들이 성폭행을 당하는지도 모른 채 유린을 당했다. 두 자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B씨의 범행은 큰딸이 이 같은 내용을 이모에게 털어놓으면서 들통났다.
이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난 13일 B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3차례지만 강제추행 등과 관련한 아이들의 진술이 더 있어 피의자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B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렴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2011년 56건이던 전북지역 아동성폭행 범죄는 지난해 57건으로 1건이 늘었다. 올해 1월에도 3건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