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공사가 지난 14일 긴급 발주한 전북혁신도시 아파트 관련 공사 입찰은 추정가격 30억 8800만 원 규모의 내장·수장공사와 추정가격 36억 6400만 원 규모의 조적·미장·방수·타일공사 등 두 건이다. 두 건 모두 직할시공제로 발주됐다. 직할시공제란 전문건설업자도 원사업자의 자격으로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입한 것이다. 당연히 중소 전문건설업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형식의 발주다. 하지만 LH공사는 이들 공사의 입찰 참여 자격을 '2012년도 시공능력 공시액'이 추정가격의 2배 이상인 업체로 제한했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2012년도 시공능력 공시액이 61억 7700만 원∼73억 2900만 원 이상이 돼야 한다. 공동 도급도 불허했다.
문제는 도내 106여 개 실내건축공사업 등록업체와 70여 개 미장 방수 조적공사업 등록업체 가운데 단 1개 업체도 이 정도의 시공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입찰 참가 자격을 과도하게 제한한 LH공사의 행위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외치는 정부 정책과 사회 분위기를 가차없이 외면한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할 수 없다면 최소한 몇 개의 중소기업이 공동도급이라도 할 수 있도록 했어야 맞다. 사실 대기업에게 중소기업을 배려하라고 요구하는 데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공기업이라면 중소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다. 억지로 지원하라는 것이 아니다. 시공실적만 부족할 뿐 시공능력을 충분히 갖춘 지역 중소기업도 많기 때문이다. LH가 공사의 관리 편익을 내세워 중소업체 제한발주를 했다면 당장 시정해야 한다.
얼마전 우리는 관급공사에서 지역업체들이 겪는 불이익을 지적한 바 있다. 정부가 동반성장, 지역 균형발전을 외치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좀더 세밀하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립 서비스만 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