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일품향】두둑한 만두소 만큼 맛도 일품

63년간 특별함보다 정직으로 승부…제조법 배우려 해외 화교도 찾아와

▲ 문밖에 나가지 않고 오는 손님만 받는다는 원칙을 63년째 지켜온 전주 일품향.

"구한말을 전후해 인천에 화교들이 들어오면서 '청요리'가 알려졌어요. 부두 근로자들을 상대로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생각하게 되면서 자장면 같은 중국음식이 인기를 끌었죠. 1940년대 후반부터 전주에도 상당수의 중국인들이 이주해오면서 구 다가동 파출소 일대에 중국음식점이 들어섰습니다."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2가 31번지에 위치한 일품향은 만두 전문 중국 요리집이다. 올해로 63년째를 맞는 이 가게는 오로지 맛있다는 입소문으로만 찾아온 손님들에게만 음식을 내놓는다.

 

자장면보다 우동이, 우동보다 만두가 더 유명한 조금 특별한 가게다.

 

보통 중국집이 점심때 손님이 집중되는 것과 달리, 일품향은 점심시간이 지나서도 만두를 맛보려는 손님들이 몰린다. 특히 주말에는 오후 9시까지 서울, 부산 다른 지역에서 찾아 온 손님들로 북적인다.

 

중국인 故 조홍발씨가 1950년에 창업한 일품향.

 

 

▲ 소정순 사장

그의 손맛은 아내 소정순씨(83)에게 이어졌다. 소정순씨는 지금 장녀 조충화씨(58), 사위 레경구씨(59)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가게에서 태어나 일품향에 대한 애정이 더 각별하다는 조충화씨.

 

조씨는 "처음엔 삼동식 만두를 잊지 못한 아버지가 레시피를 개발해 군만두, 찐만두, 물만두만 팔았다"며"다른 중국집과 비슷한 메뉴를 팔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부터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소정순씨가 만두의 맛을 내고 있지만 장녀인 조씨는 장보기부터 사실상 가게 운영을 도맡고 있다. 만두안에 가득한 고기가 일품으로 유명한 이 곳.

 

특별함보다는 정직함으로 승부한 만두는 속이 두둑하다.

 

조씨는 고기보다 야채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부터 야채 비율을 조금 늘렸다고 귀뜸한다. 특히 가격을 세분화해 여러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한 11년 전부터 혼자서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개발한 탕수육과 우동도 만두 못지않은 인기 메뉴다.

 

아버지 때부터 강조한 것은 오로지'문밖에 나가지 않고 오는 손님만 받는다'는 원칙.

 

세련되지 않은 가게 모습은 63년의 역사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일품향의 만두는 이제 해외에서 직접 찾아와 제조 방법을 배우려는 화교들의 발길이 이어질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만두명가'로 자리매김하면서 연매출도 1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조씨는 "중앙동 상권이 침체되기 시작했을 때도 옮기지 않고 그 맛과 가게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한 것이 성공의 비결인 것 같다"며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