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보다 더 불편한 기프트카드

가맹점 적고 백화점·대형마트서 '무용지물' / 잔액 확인·환불 절차 까다로워 소비자 불만

40대 주부 김모 씨(전주시 효자동)는 지난 설날 시아주머니로부터 2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선물 받았다.

 

김씨는 최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선물받은 기프트카드로 결제를 하려 했지만 기프트카드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계산원의 답변을 듣고 다른 신용카드로 대금을 치렀다.

 

롯데백화점 역시 대형마트처럼 기프트카드를 받지 않았다.

 

카드사들이 수익채널 다각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출시한 기프트카드가 사용 가능 가맹점 한정 등 단점이 부각되면서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신용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신용카드와 달리 기프트카드는 일정 금액(5만원∼50만원)이 충전된 선불카드로 한도 내에서 일반 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백화점 등에서도 사용을 할 수 없다.

 

롯데카드의 기프트카드라 하더라도 롯데백화점에서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것.

 

기프트카드 결제가 안되는 곳은 자체 상품권을 발행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뿐 아니라 신용카드 공중전화, 이동통신요금, 전화요금 자동이체, 항공사 등 달러 결제 가맹점, 기차 및 고속버스, 온라인 예매, 숙박업소 등 예약 취소가 빈번한 가맹점, 할부전용 가맹점, 지방세 납부 등 상당수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프트카드 사용에 불편을 느끼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크다.

 

자신의 돈으로 결제하면서도 일일이 결제 가능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프트카드 사용액을 소득공제 받거나 잔액 확인 및 권면금액의 20% 이하로 잔액이 남았을 경우 이를 환불받기 위해서는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하는 불편과 이에 대한 홍보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프트카드 실적은 1조6000여억원으로, 기프트카드 실적이 처음 집계된 2010년 2조3743억원에 비해 1/3 수준으로 실적이 떨어지는 등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잔액 환불과 관련해서도 홍보 미흡 등으로 지난 5년간 유효기간이 지나 카드사나 은행 수입으로 처리된 금액이 142억8200만원(201만6476건)이나 된다.

 

주부 김씨는 "요즘은 선물용으로 기프트카드가 인기라고 하지만 대형마트 등에서 사용이 제한돼 오히려 상품권이 더 효용도가 많다"며 "고객들의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해 가맹점이 대폭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