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백일홍 찐빵】믿음 준 전통 맛에 줄서는 단골

친구 아버지로부터 기술 전수 가게 물려받아…엄선된 재료 입소문 타고 서울서 택배주문도

▲ 수십년 맛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백일홍찐빵 가족들. 왼쪽부터 신동순씨, 장성기 대표, 장진영씨.

"70년의 맛, 그 맛에 반해 맥을 잇기로 했지요.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들이 없었다면 지켜내지 못했을 거예요."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3가 199번지에 있는 백일홍은 만두와 찐빵으로 유명하다.

 

평소 꽃을 좋아했다는 창업주 故 정창녕씨가 전라북도의 꽃인 백일홍을 가게 이름으로 내걸면서 찐빵가게의 역사가 시작됐다.

 

고인이 된 정씨는 85세까지 직접 가게를 운영했지만, 그 맛은 아들의 친구였던 장성기(56) 대표에게 대물림됐다. 현재 장 대표는 아내 신동순 씨(54), 조카 장진영 씨(36)와 함께 그 맛을 이어가고 있다.

 

백일홍가게 옆에서 구두 제화점을 운영하던 장 대표가 친구 아버지의 가게로 들어선 것은 1986년쯤.

 

6년 가까이 만두와 찐빵 만드는 법을 배웠고 지금 자리에 가게 문을 연 지 15년째다.

 

백일홍 찐빵과 만두의 특징은 두툼하면서도 쫄깃한 만두피와 100% 국내산만을 고집하는 재료에 있다. 팥앙금과 고기는 물론 야채까지 손수 구입하는 것은 물론 '날씨 따라 달라지는' 반죽조차 수제다.

 

그날그날 판매할 양을 준비했다가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 백일홍. 이 때문에 허탕치고 가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전통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노력하는 백일홍은 만두와 팥 앙금 파동이 있었을 때도'믿고 먹을 수 있는 만두'라고 소문나면서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소량판매 원칙을 세우다 보니 KBS 아침마당에 가게가 소개됐을 땐 '단골손님들은 당분간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단다.

 

오랜 전통을 이어가다 보니 손님 성화에 고속버스로 다른 지역까지 찐빵을 실어나르기도 했다는 장 대표. 현재는 당일 배송이 되는 서울에만 택배를 보내고 있다.

 

오랜 시간만큼 기억에 남는 고객들도 많다고 한다.

 

한승헌 변호사, 탤런트 고 조경환씨 등 유명인사한테는 편히 맛보라고 사인이나 기념사진도 안 찍고 그냥 보낸다는 장 대표. 오히려 맛에 길든 고객들이 모니터링을 자처한다고. 이렇다 보니 팥 앙금에 들어가는 설탕을 줄이는 데 10년이 걸렸다.

 

그러나 장 대표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장 대표는 "3년 전에 kg당 4500원이었던 팥이 올해는 1만3000원까지 올랐다"며 "야채, 밀가루는 물론 공공요금까지 올라 가격을 지켜내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1인분씩 50년째 사가는 단골, 대신 배달해주는 손님들이 있어 쉽게 재료와 가격의 유혹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고객과 함께 전통을 만들어간다는 장 대표.

 

그는 "손님들이 크게 붐비지 않아도 꾸준히 맥을 이어가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에 만족한다"며 "가족이 먹는다는 심정으로 전통의 맛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