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염원이 '남원여고 기숙사' 세웠다

1만명 서명운동으로 특별교부금 20억 확보…오늘 개관 '결실'

▲ 27일 문을 여는 남원여고 기숙사.

남원여고(교장 최영희) 기숙사가 27일 문을 연다.

 

남원여고가 개교(1956년 3월1일)한지 57년만에 우뚝 세워진 이 기숙사는 지역민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1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길거리로 나서는 등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기숙사가 '남원교육의 산실'로 더욱 부각되는 까닭이다.

 

2010년 9월, 남원지역에서 시민서명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남원여고 기숙사 신축을 위해 총동창회,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학생 및 교직원, 남원시민사회단체 등이 손을 잡았다.

 

남원여고는 서명운동 이전에 여러차례 기숙사 신축을 시도했으나, 건립비용(예산) 문제로 인해 좌절을 겪어야 했다.

 

▲ 지난 2010년 9월 남원여고 기숙사 신축추진위원회의 거리 홍보캠페인 모습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시 남원여고는 기존의 생활관을 개조해 기숙사로 활용했다. 전체 학생 수의 7%(40명) 정도가 개조된 기숙사에서 생활했고, 방 1개에 4명이 수용됐다. 공간이 협소한 탓에, 방안에는 책상 1개조차 놓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타 학교처럼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독서실, 컴퓨터실, 휴식시설 등은 엄두도 낼 수 없었고, 학생들은 개조된 기숙사에서 겨우 잠만 자면서 학업에 임해야 했다. 남원여고 기숙사 신축추진위원단이 14개 시·군 인문계고 중 남원여고에만 유일하게 기숙사가 없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남원여고와 시민들은 분연히 일어섰다. 그 해 9월부터 12월까지 1만명 서명운동이 전개됐고, 길거리 홍보 캠페인도 벌였다. 학교 측과 시민들은 "지역의 인재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해달라. 학부모의 경제적부담 경감, 학생들의 학력신장, 장거리 통학생의 안전을 위해 기숙사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범시민운동은 정치권 및 교육계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결국 20억원의 특별교부금 확보를 이뤄냈다.

 

최영희 교장은 "27일 개관하는 기숙사는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남원시민들의 땀과 노력에 의해 지어진 것"이라며 "남원여고 기숙사가 지역 인재양성의 요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20명을 수용하는 남원여고 기숙사는 3000㎡(연면적) 규모에 침실(60실), 정보자료실, 열람실, 체력단련실, 휴게실, 학습실, 관리실 등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