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내린 달달한 '웰빙음료' 한잔 어때요

신비의 약수 '고로쇠' 도내 지리산 뱀사골 등 채취 한창…칼슘·마그네슘 성분 다량 함유 신경통·위장병·성인병 예방 탁월

▲ 남원시 산내면 덕동마을 정영태·오점수 부부가 지리산 해발 800∼1000m의 고지대에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 이강민기자 lgm19740@

25일 오후 남원시내에서 1시간 가량을 차량으로 달려 지리산 뱀사골 일원(남원시 산내면)에 도착했다. 깊숙하고 고요한 산과 골짜기, 심산유곡(深山幽谷)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이 곳에서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가 2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채취된다. 자연이 인간에게 베푼 그 달달함은 시나브로 봄이 번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로쇠가 흐르는 숲 길은 그래서 달콤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남원시 산내면 덕동마을 정영태(54)·오점수(49) 부부는 30년 넘게 봄이 오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 나무들이 언 땅에서 애면글면 물을 끌어올릴 때, 이 부부도 해발 800∼1000m의 고지대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자연의 신비와 마주한다.

이 부부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자연이 제 몸을 도려내 인간에게 값진 생명력을 나눠주고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항상 자연에게 감사할 뿐이다.

정영태·오점수 부부는 "추운 밤과 포근한 낮, 일교차가 큰 지금이 고로쇠를 채취하는 적기다. 밤에 나무 줄기 안에서 얼었던 수액이 포근한 낮에 녹으면서 밖으로 흘러 나온다. 이 일대의 고로쇠는 지리산의 청정자연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맛이 진하기로 유명하고, 구입하려는 사람이 많다. 생계 유지 및 아이들 교육에 보탬을 주는 고로쇠나무의 수액은 크나큰 자연의 선물"이라고 밝혔다.

이 부부는 유난스럽게 추웠던 겨울을 지내고, 물을 머금은 채 봄을 마중하는 고로쇠나무처럼 부지런하다. 나무가 땅 위의 봄을 실현하기 위해 부지런히 몸 속을 물로 채워야 하듯, 이 부부는 이 기간동안 부단한 손놀림으로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 부부는 "고로쇠 채취시기가 되면 눈코뜰새없이 바쁘다. 그 생명수를 통해 많은 소득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뼈에 이로운 물'이라는 뜻으로 일명 '골리수(骨利水)'로 불리우는 고로쇠는 칼슘을 비롯해 마그네슘, 무기질 등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남원 뱀사골 고로쇠 약수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고로쇠를 마시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는 이 보다 더 사람들을 혹하게 하는 이야기를 갖고 있다. 지리산에 사는 변강쇠가 몸이 허약해지자 뱀사골 고로쇠 수액을 마시고 건강을 회복했다는 전설이다.

뱀사골 일대 채취 농가들은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는 지리적 특성상 해풍의 영향을 받지 않아 전국 최고의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경통, 위장병, 관절염, 습진, 변비에 이롭고 산모의 산후풍과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그 자랑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