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정계복귀

안철수 전 서울대교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선날 미국으로 출국했던 안 전교수가 지난 3일 측근인 송호창의원의 입을 빌려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그의 정계 복귀는 시기만 남아 있었다. 타이밍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출마에 가장 민감한 쪽은 정치권이었지만 그 보다 호남 사람들의 관심이 컸다. 요즘 박근혜정권이 출범했지만 호남 사람들은 심드렁한 분위기다. 과거 박정희정권으로 회귀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만 무성하다.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출신)고육당(고시 육사) 따위의 비아냥만 쏟아진다.

 

도민들이 13.2%밖에 표를 안줬지만 박 정권이 선거 때 국민대탕평을 유난히 강조해 조각 당시부터 실날같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임기 내 큰 기대를 가질 수 없다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선거 때 지지자들 중심으로 하는 게 인사탕평이 아니다. 그건 승자들이 전리품을 나눠 갖는 것이나 전혀 다를 바 없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 민주당은 지지자들로부터 더 멀어졌다.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 짓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오직 5.4일 전당대회서 누가 당권을 잡느냐만 신경쓰고 있다.

 

정부조직법을 놓고 새누리와 민주당이 다투는 걸 보면 부아가 치민다. 여야가 똑같이 국민을 실망시켜 안철수 현상이 유효하다는 걸 느낄 뿐이다. 국민들은 안철수 전 교수를 좋아하는 측면도 있지만 안철수 현상에 더 관심이 많다. 기존 정당에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여야의 무기력한 정치가 안 전교수의 구원 등판을 빨라지게 했다. 지금 도민들은 당권 투쟁만 일삼는 민주당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이 사람들 한테 더 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생각들이다. 대선 패배 후 환골탈태는 커녕 친노 중심으로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에 역겨움이 난다는 것이다.

 

도민들 가운데는 안철수 전 교수의 정계복귀 조건으로 4.24 재보궐 선거 때 서울 노원병보다 부산 영도로 가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박근혜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과 한판 붙어서 승리해야 큰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야 안 교수를 중심으로 한 신당창당도 빨라지고 정국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 도둑놈을 신고한 노회찬 전 의원이 사법살인으로 국회의원직을 잃었기 때문에 그 지역구를 안 전교수가 들어가면 안된다. 백성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