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5일 대만 타이중에서 막을 내린 대회 B조 1라운드에서 조 3위에 그쳐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1~2회 대회에서 4강 진출과 준우승을 달성해 이번에는 왕좌에 오르겠다던 야심은 간 곳 없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망신을 당했다.
대회 시작부터 승리를 자신하던 상대에 변명의 여지 없는 완패를 당했다.
당초 3연승으로 가볍게 1라운드를 통과하겠다던 한국은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 극심한 빈공 끝에 0-5로 영봉패를 당하는 수모를 맛봤다.
네덜란드가 복병이 될 수 있다면서도 승리는 거둘 수 있으리라던 예상과 달리 투·타와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완패했다.
대만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나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게다가 대만은 한국을 꺾은 네덜란드에도 8-3으로 승리하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해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한국에 '판정승'을 거뒀다.
한 수 아래라 생각하던 상대에 연달아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 짓밟힌 셈이다.
한국 야구는 그동안 안팎으로 발전을 거듭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가 선수 수급을 위해 전 세계로 눈을 돌리고, 야구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거듭되면서 한 수 아래라 생각했던 나라들 역시 성장하고 있었다.
네덜란드와 대만은 미국·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선수들을 다수 엔트리에 포함해 B조에서 한국을 따돌리고 가장 탄탄한 전력으로 '약진'에 성공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절대 강자와 약자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음에도 한국은 지난 몇 년간의 영광에 도취해 자신을 냉정히 돌아보지 못한 셈이다.
이런 흐름을 민감하게 포착하지 못한 한국 야구는 한 수 아래라 치부하던 상대들에게 연달아 덜미를 잡히면서 최악의 실패를 겪고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