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주 위한건데…야간순찰도 거뜬"

진안 상전면 자율방범대 맹활약 눈길 / 환갑 넘긴 대원 70%…노익장 과시

▲ 진안군 상전면 자율방범대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나이 들었다고 괄세하면 큰 코 다칩니다. 손주같은 어린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여든아닌 아흔까지도 거뜬할 겁니다."

 

진안군 상전면 자율방범대에서 10년째 야간 순찰에 나서고 있는 유도열(76)대원은 "내 마을을 지키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냐"며 이 같이 말했다.

 

위험한 밤길을 지켜내는 일이 녹록치 않을 법도 하지만, 유씨는 마을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상전자율방범대에는 유씨와 같이 환갑을 넘긴 대원만 70%에 이른다. 50대는 30%에도 미치지 못할 뿐더러 30~40대인 중·장년층은 아예 없다.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 비록 고령화 추세로 접어들면서 젊은 층이 거의 없어진 탓도 있다.

 

하지만 노약자를 보호하고 위험에 노출되어 밤샘 근무를 해야하는 자율방범 특성상 노인들이 야간 순찰을 도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런데도, 이 지역 대원들은 단 한번도 야간 순찰에 빠진 적도 없을 뿐더러, 젊은이들보다 더 열성이다. 내 자식, 손자를 챙기듯 하면서다.

 

상전치안센터 전호균 경위는 "최근 5년동안 큰 사건사고 한번도 나질 않은 건 노년층 대원들이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뛰어준 결과"라며 "어느정도 성과가 드러난 만큼 앞으론 합동검문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안지역 자율밤범대가 고령화되고 있다.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왔던 관례가 깨지고 있지만 젊은층이 많을 때보다 오히려 더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진안지역 자율방범대는 14개대에 65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주 연련층은 40대지만, 갈수록 50대 이상 노년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지훈 진안군자율방범대 연합회장은 "갈수록 연령층이 높아가고 있는 것은 시골에 젊은사람이 없으면서 생긴 현상"이라며 "하지만 한번 방범대에 들면 최소 10년 이상 몸담는데다, (젊은이들보다)책임의식도 강해 야간순찰을 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했다.

 

한편 상전면은 11일 상전 체련공원에서 지역자율방범대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근무식을 갖고 방범대장에 박화영, 총무에 현영수씨를 임원으로 선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