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께 장수군의 한 논둑에서 시작된 불이 과수원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고가 무진장소방서로 접수됐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하지만 큰 상처를 남겼다. 수년 동안 길러온 사과나무 366그루 중 145그루가 불에 타 900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낸 것.
무진장소방서 관계자는 "70대 노인이 논둑을 태우기 위해 불을 놓았는데, 논둑을 태우던 불이 관리가 안 돼 바람을 타고 불꽃이 과수원으로 번져 화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오후 2시 8분께는 남원시의 한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인근에서 논둑의 잡풀을 태우던 중 불씨가 바람을 타고 옮겨 붙으면서 발생했다. 이 불로 소중한 산림자원 600㎡가 불에 타 200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처럼 올 들어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산불과 들불화재 10건 중 9건이 사소한 부주의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도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전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10일 현재까지 전북지역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10건) 보다 무려 200%나 늘어난 30건의 산불과 들불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들불이 18건, 산불 12건 등이다. 이 같은 화재로 1만 1412㎡의 자연이 훼손됐으며, 27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또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문제는 이 같은 화재발생의 주된 원인이 부주의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30건의 화재 중 논밭 태우기가 19건, 쓰레기소각 5건, 불씨방치 2건, 불장난 1건 등 전체의 90%가 부주의가 원인이었다.
지난 9일 1명이 숨지고, 수십 여 채의 주택이 불에타는 등 수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경북포항 산불도 중학생 이모군(12)이 친구들과 낙엽에 불을 붙이는 장난을 치다 발생했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올해 발생한 산불 등의 원인이 누군가의 작은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는 소중한 산림자원뿐만 아니라 인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며 "산에 갈 때는 가연성 제품을 절대 휴대하지 말아야 하고, 부득이 불을 다뤄야 할 경우에는 휴대용 소화기를 반드시 가져가 만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