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피엔비(PNB) 풍년제과】62년 전통 빵 속엔 정성 '빵빵'

달지 않은 초코파이 입소문에 하루 5000개 팔려 / 가족이 광주업체에 상표권 넘겨 상호변경 아픔도

▲ 강현희 피엔비(PNB) 풍년제과 대표가 62년을 이어온 빵맛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변함없는 맛의 비결로 '기본'과 '정성'을 꼽았다.

"물량이 없어서 못 팔 때도 있어요.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날에는 구매 제한을 둘 정도니까요. 많이 파는 것보다 하나라도 정성 들이고 싶어요. 못 사고 가시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넘쳐나는 세상, 그 흔한 홈페이지 하나 없이 늘 빵을 사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있다.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1가 40-5번지에 있는'피엔비(PNB) 풍년제과'는 매장이 150㎡도 채 되지 않는 작은 가게다.

 

어렸을 때 별명이'현미 빵'이었다는 강현희(66) 대표는 "빵과 함께 인생의 희노애락을 경험해왔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PNB 풍년제과는 1951년에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다. 그의 기억 속에 제과점이 뚜렷했던 해를 개업일로 잡아 간판에 새겼다. 그렇게 올해 62년째인 빵집의 역사는 간단치만은 않다.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故 강정문 씨는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전병(煎餠·밀가루 등의 재료를 반죽해 틀에 넣고 구운 과자)으로 손맛을 인정받았다.

 

3대에 걸쳐 100~150가지의 빵을 파는 피엔비(PNB) 풍년제과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내 상권의 중심에 우뚝 섰었다.

 

빵집의 대명사이자 만남의 장소로 인식될 정도였지만,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위기에 닥쳤다.

 

대기업 빵집들이 도심 가에 들어서고, 포인트 카드 등을 내세운 할인에 밀려나기 시작했고, 가족이 함께한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도 쓴맛을 봤다.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전남 광주의 한 업체에 상표·서비스표권을 팔면서 본점은 '풍년제과' 대신'피엔비(PNB) 풍년제과'를 쓰게 됐다.

 

현재 가족들도 사업에 손을 떼, 아버지의 맛을 잇는 가게는 오로지 이곳 하나다.

 

한때'풍년제과는 망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어려웠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일본 유명제과점에서 근무하는 제빵사를 매주 초청해 기술을 닦았다. 기술뿐 아니라 영업 마인드와 제과점마다 서로 다른 장점을 익히기 위해 애썼다. 적자를 봐도 재료만큼은 아끼지 않았다.

 

이런 노력 끝에 3년 전부터는 한옥마을을 다녀간 관광객을 중심으로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풍년제과 초코파이'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호두, 마시멜로, 딸기잼이 묘하게 어우러져 달지 않은 초코파이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한 개에 1600원이지만 매장에서만 하루 5000개가 팔리고, 인터넷에서는 '꼭 들러봐야 할 명소'로 꼽힐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택배를 보내달라는 주문도 오로지 전화로 받다 보니 전화 연결까지 수십 분을 기다려야 한다. 취재가 이뤄진 평일, 점심시간 전 이미 100여 명의 손님이 다녀간 뒤었지만 관광객이 몰린 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강 대표는 최근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비결로 '정성'을 꼽았다.

 

그는"옛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신선함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그러나 맛이 변하면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전통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목표는 시간이 흘러 아버지가 남긴 맛,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다. 현재 자녀에게 자신의 경영 철학과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는 강 대표는 "빵 하나를 사기 위해 먼 곳에서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볼 때면 기쁘기도 하지만 책임감이 더 막중해진다"며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온 도민의 삶 속에서 맛을 잃지 않는 제과점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