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기름 도둑' 생수통에 남긴 지문에 덜미

(임실=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인터넷에서 범행 수법을 알아내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고향 선후배 사이로 경기도 안성에 사는 최모(40), 오모(35)씨는 일거리가 없는 생활이 지속되자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텔레비전 뉴스에서 송유관을 통해 기름을 훔치다 붙잡힌 기름 절도단의 소식이 흘러나왔고 생활고에 지쳐가던 이들은 '못된 생각'을 하게 됐다.

최씨는 서둘러 인터넷을 통해 범행 도구와 방법 등을 찾았고 범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이들은 여러 번의 예행연습을 거쳐 1월 14일을 디데이(D-day)로 정했다.

범행 당일 오전 5시 전주시 완산구 원당동에 있는 여수-성남 간 송유관에 기름을 빼내는 장치를 설치했다.

하지만 어설픈 솜씨 탓에 기름이 솟구치자 범행 도구를 현장에 남긴 채 도망쳤다.

그 후 이들은 익산 여산면과 왕궁면, 충남 논산 등 5곳에서 다시 범행을 시도했고 기름 1만2천ℓ(시가 2천400만원 상당) 훔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첫 범행에서 현장에 남긴 생수통에 지문이 남아 있었고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에서 "생활비가 다 떨어져 우연히 뉴스를 보다 범행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북 임실경찰서는 19일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최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