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 깬 몇몇이 손 펴
녹이는 추위가 쿨럭쿨럭 기침을 한다
이글거리는 통나무의 불꽃이
금방이라도 짙은 어둠 사를 것 같아도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새벽 그 안에
한 무더기 시름을 던진다
후드득 수심은 벌겋게 되살아나고
어둠은 더욱 짙어 간다
누구 하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집에 있는 식구들 휑한 눈망울 속바람이
이마의 굵은 주름살 사이로 차갑게 흐름을 안다
한숨마저 얼어버린
허연 입김 내어 뱉는 사이로
회색빛 혼곤한 꿈이 재티로 날리고 있다.
△안평옥 시인은 '문학세계'와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흔들리는 밤''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그리움이 뜨거운 날에''새벽 인력시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