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아득한 상황으로 추락한다면. 계속해서 고꾸라지기만 하는 김상식이 바로 그런 경우다. 재수(再修) 끝에 지방대에 입학했으나 IMF가 터져 취업문이 꽁꽁 막혔다. 졸업을 하고도 대기업·공사 취업은 커녕 비정규직을 전전했다. 자동차 급발진으로 염라대왕 앞에 끌려간 그는 억울하게 죽었다며 반발한다. 죽음의 이유를 밝히기 위해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3일. 어떻게든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한다.
전주시립극단이 선보이는 리얼 코믹 판타지'탈'(연출 류경호·극작 김정수)에 등장하는 김상식(백민기 역)은 근면성실하게 살아가더라도 살림은 나아지지 않는, 그래도 희망을 부여잡고 살아가야 하는 서민들의 자화상이다. 굳이 '탈'을 끌어들인 것은 탈판이 가진 시대정신에 주목하기 위해서다. 희로애락을 풍자와 해학, 기지로 버무린 탈춤은 웃어도 웃는 것 같지 않은 현대인의 페이소스와 같다.
고조영 국영숙 김영주 서유정 서주희 서형화 소종호 신유철 안대원 안세형 염정숙 이병옥 전춘근 정경림 최 균 홍자영 홍지예씨가 출연한다.
공연은 29일 오후 7시30분, 30일 오후 3·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문의 063)273-1044, club.cyworld.c om.jeonjucityplay 일반석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