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열기
초기 로마의 왕과 귀족들은 평민보다 앞서 솔선수범과 절제된 행동으로 국가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포에니 전쟁 때에는 전쟁세를 신설, 재산이 많은 원로원들이 더 많은 세금 부담을 감수했다. 그들은 제일 먼저 기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레에 돈을 싣고 국고에 갖다 바쳤다.
이것을 본 평민들도 앞을 다퉈 세금을 내게 됐다. 끊임없는 전쟁으로 국고가 바닥이 나자 전시국채를 발행, 유산계급과 원로원 의원 및 정부요직에 있는 사람들만 구입토록 했다. 평민들에겐 전쟁비용의 부담을 요구하지 않은 것이다.
또 그들은 평민들보다 먼저 전쟁터에 나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당시 귀족들의 전시사망률은 평민들에 비해 훨씬 높았다. 로마의 귀족들은 돈 뿐 아니라 피를 흘리는데도 앞장섰던 것이다.
따라서 평민들도 전쟁터에 나아가 나라를 지키는데 주저하지 않고 용감히 싸웠으며 이것이 로마군이 용맹함으로 유명한 이유이다. 이런 로마에 대해 돈 주고 산 용병으로 대항한 카르타고는 한니발 같은 명장이 있었어도 패할 수밖에 없었다.
■ 생각 나누기
▣ 다음 글을 읽고 질문에 답을 작성해 보자.
리더의 후보자들, 국가의 재상이라 불릴만한 고위직 후보들이 최근 연달아 언론과 정치권의 검증에 미끄러지고 말았다. 사실 장관이상의 고위직에 대해 선진국 수준의 검증 과정을 만든 것은 바로 여야 정치권이었다. 위장전입, 불법 또는 편법에 의존한 병역면제, 부동산 투기, 위장 학력 등은 지난 10여 년간 자주 등장한 낙마의 단골 소재였지만, 2013년인 지금도 여전히 똑같은 이유로 리더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왜 우리에게는 윤리적으로 모범이 될 만한 리더가 적은 것일까? 그것은 우리에게 고위직 자리 자체가 고시를 패스하거나 큰돈을 버는 것처럼 개인이 성취할 수 있는 일종의 목적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기까지 올라가는 과정보다 결과만을 보고 사람을 평가해왔고, 과정의 윤리성이나 정당성을 검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공직자 재산공개와 같은 검증장치마저도 공개 거부와 같은 여러 가지 우회로와 도망갈 구멍이 있기에 투명성 보장 장치로서의 기능에 한계가 있다. 그런 허술함 속에서 승승장구 하다 보니,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청문회'라는 복병에게 너무도 쉽게 무너지는 것이다. 〈중략〉
그렇다면 치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꼼꼼한 검증을 하는 청문회를 없애야 할까? 그렇지 않다. 국민들은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청문회를 보면서 '리더의 자격'을 배울 수 있는 중요한 학습의 기회를 갖는다. 언젠가 국사(國事)를 맡고자 하는 어린이와 청년들이 올곧은 길을 가야만 리더가 되기 위한 지난(至難)한 과정을 통과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청문회는 일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국민 교육, 집단 학습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청문회를 탓할 것이 아니라 청문회에 자랑스럽게 올릴 수 있는 인재의 부족, 또는 그런 인재를 찾아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나 전문가, 기관의 부족을 탓할 일이다. 〈한국일보 칼럼 김장현. 2013. 2. 20〉
1. 필자는 우리 사회에 윤리적으로 모범이 될 만한 리더가 적은 이유를 무엇이라고 밝히고 있는가?
2. 청문회 과정이 국민에게 제공하는 학습 효과는 무엇인지 글 속에서 찾아 말해보자.
3. 자신이 생각하는 '리더'의 자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세 가지의 항목을 나열해 보고 옆 친구와 비교해 보자.
4. 과정의 윤리성과 결과의 성과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이들에게 충고할 수 있는 격언을 만들어 발표해 보자.
5. 최근 청문회에서 낙마한 정치권 인사들의 주요 원인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사해 보고, 우리 사회에 왜 이러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지 발표해 보자.
▣ 아래의 개정된 정부 조직을 살펴보고 다음의 질문에 답해 보자.
1. 정부의 주요 직책 중 하나를 선택하여 담당자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한 능력이 있는지 청문회에서 질문할 내용을 모둠별로 의논하여 다섯 가지씩 만들어 보자.
2. 각 모둠에서 만든 질문에 따라 답변 자료를 인터넷을 이용하여 조사하고 정리해 보자.
3. 다른 모둠이 준비한 질문이 고위직 공무원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질문인지 따져 보자.
4. '청렴'과 '청백리'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 한자로 써 보고 의미를 새겨 보자.
5. 자신이 정부의 주요 직책에 임명된다면 어느 부서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자신이 꼭 실천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 보자.
■ 생각 펼치기
▣ 다음 기사를 읽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말해 보자.
교복을 입은 채 담배를 팔라고 요구한 고등학생들을 때린 편의점 직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29일 오전 8시50분 원모씨(22)가 일하고 있던 서울시 은평구의 한 편의점에 교복을 입은 박모군(16)과 백모군(16)이 들어왔다. 편의점에 들어온 박군과 백군은 카운터를 보고 있는 원씨에게 "담배 한 갑이요"라고 말했다. 교복을 입고 담배를 요구하는 것에 당황한 원씨는 학생들에게 담배를 팔 수 없다며 나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군과 백군이 나가지 않고 담배를 팔 것을 요구하자 원씨는 이들을 편의점 밖으로 데리고 나가 박군의 뒷머리를 낚아채 몇 차례 아래로 눌렀고 백군의 멱살을 잡았다.
박군과 백군은 인근 지구대에 원씨를 신고했고, 은평경찰서는 29일 오후 폭행 혐의로 원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원씨는 사과의 마음을 담아 이들에게 밥을 사주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담배를 요구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이지만, 이들에게 폭행을 행사한 원씨에게 폭행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뉴스1 코리아, 2013. 3. 29〉
1. 젊은이들이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해 보자.
2. 요즘 청소년들의 비도덕적 행동에 대해 동네 어르신들이 훈계하기를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해 보자.
3. 길거리에서 나쁜 짓을 하는 청소년들을 타이르거나 혼내는 일이 쉽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둠별로 의논하여 발표해 보자.
4. '법'과 '관습' 중 무엇이 우선인지 토론하고 우리 주변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 발표해 보자.
▣ 다음은 우리 사회의 리더에 해당하는 분야의 사람들이다. 각 항목 중에서 가장 부패가 심한 부분은 어디인지 학급 내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자.
1.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순위를 매겨 보자.
2. 가장 부패가 심한 부류는 어떤 사람들로 순위가 나왔으며 이유가 무엇인지 각 모둠별로 의논하고 발표해 보자.
3. 부패가 심한 부류의 사람들을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의논해 보자.
3. 다음 영화 제목을 보고 '도덕성'을 주제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말해 보자.
☞ 괴물, 도가니. 부러진 화살, 26년
4.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아보고, 우리나라 법원 앞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자.
5.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최근 스포츠에서 발생한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발표해 보자.
■ 용어 정리
1.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프랑스어에서 파생한 이 말은 '고귀한 신분에 따른 윤리적 의무'를 뜻한다. 지도층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일반계층은 그들의 지도를 따르지 않게 되고 사회는 더 이상 효과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지도층은 또한 상류층이므로 그 사회에서 가장 혜택 받는 계층이다. 따라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혜택에 수반되는 의무이자 필연적 비용이다.
2. 유스티치아(Justitia)
전 세계 국가의 '사법부의 상징'이라는 '정의의 여신'은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정의의 여신 디케(Dike)' 를 칭하는 것인데, 오늘날 영어에서 '정의'를 뜻하는 '저스티스(Justice)'는 바로 이 유스티치아(Justitia)에서 유래한 것이다. '정의의 여신 디케'가 왼손에 들고 있는 '천칭' 은 법의 공정성을, 오른손의 '칼' 은 법의 준엄함을 의미하며, 눈이 천으로 가려져 있는 것은 법 앞에서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본다는 것과 사사로움을 배제하고 공명정대한 심판을 본다는 뜻을 의미하고 있다.
3. 청백리(淸白吏)
조선시대 의정부와 육조, 경조의 당상관과 사간원, 사헌부의 수직(首職)들이 추천해 뽑던 청렴결백한 벼슬아치를 이르던 말.
■ 학생 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요즘 대통령의 정부 구상에 맞추어 인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청문회가 이루어지면서 '도덕적 해이'라는 대한 심각한 용어가 회자되고 있다. 후보자들의 세금 탈루와 병역문제, 논문 표절과 불법에 의한 재산 증식 등 열거하기가 민망한 부분의 각종 비리들까지 지적되면서 급기야 후보자들의 줄줄이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부모와 형제의 재산 싸움으로 가족들끼리 살인과 폭력 등의 패륜적 범죄는 끊이질 않고, 불법오락이 성행하며, 또 경기침체로 인한 소득 감소로 일확천금을 노리며 빚을 내어 주식을 사고, 복권을 사고, 불법도박에 맛을 들이는 '한탕주의'의 분위기가 현재 우리 사회의 슬픈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이러한 사회 현실을 압축한 한 마디는 곧 '모럴 해저드(moral hazard)', 즉 '도덕적 해이'이다. 이러한 도덕성 결핍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제시된 각종 대안들은 대부분 대증요법에 가까운 것이 더 문제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법조문을 수정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일은 땜질식 처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의 가르침이 인간의 성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실천적 경험으로 체득되지 않는다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학교에서의 다양한 교육 활동이 구체적 계획을 통해 도덕적 실천이 내면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건전한 인격 형성과 도덕성 확립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이론적인 학습보다도 어른들의 언행이다. 어른들이 말로 가르치면 아이들은 비디오로 배운다는 말이 있다. 기성세대들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의 문제를 학교에만 떠넘기고 방관해서는 안 된다. 학교와 사회, 그리고 가정에서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가정에서의 부모의 삶이 일치해야 하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의 청렴과 결백이 본받을 만해야 한다는 말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은 우리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생겨난 말이다. 윗사람들, 즉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일 때 아랫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본받아서 올바른 인간으로서의 삶을 진지하게 살아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도덕적 해이'라는 용어가 더 이상 언론의 화두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혜영(전북사대부고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