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제한 닷새째인 7일 현재 원부자재 공급 중단 등으로 가동을 중단한 입주기업이 총 13개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과 입주기업 관계자 등에 따르면 123개 입주기업 가운데 9개 업체가 추가로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총 4개 기업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의 가동중단은 북한의 통행제한으로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는 물론 현지 체류인원이 먹을 식자재 공급 중단이 5일째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의 통행제한 조치가 계속되면 가동중단 기업은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입주기업 모임인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는 전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만나 "정부가 북측과 직접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입주기업 관계자는 "기업은 가동중단 등으로 계속성을 잃으면 생명이 끝나는 것"이라면서 "내일이라도 최소한 물류 통행이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성공단관리위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북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매 순간 고비이지만 이번 주는 원부자재, 식자재 부족 등으로 여러 상황이 예견된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짐에 따라 일요일인 이날도 장·차관이 주재하는 회의를 잇따라 열고 대책을 숙의했다.
개성공단에는 이날 현재 우리 국민 514명이 체류 중이다. 평소 주말보다 2배 정도 많은 숫자다. 중국인 4명도 체류하고 있다.
휴일인 이날은 원래 남측으로 귀환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환자가 1명 발생해 동료 보호자 1명과 함께 이날 오전 7시30분께 일반차량으로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긴급 귀환했다.
이 환자는 입주기업 소속 남성 근로자로 특별한 사고가 아닌 건강이 갑자기 악화해 북측의 협조를 얻어 귀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통행제한 엿새째가 되는 8일에는 우리 국민 12명이 귀환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현지에는 공장 가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만 남아 있어 남측으로의 귀환 숫자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원부자재와 식자재 공급이 안 되면 개성공단은 이번 주가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