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덕진공원 전통정원 조성사업이 성공하려면 비전과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지난 5일 김성주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덕진공원 전통정원 조성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이같은 지적이 나왔다. 앞서 전주시는 덕진공원을 아시아 최고 전통정원으로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지는 '3무(無) 정원'을 콘셉트로 잡았다. 하지만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덕진공원이 아시아 3대 전통정원을 표방하기 위해 전주시 정책의 큰 그림 안에서 검토된 게 아닌 것 같다"고 전제한 뒤 "비전이 불명확하다 보니 방법론만 난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주 한옥마을을 성공으로 이끈 전통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처럼 탄탄한 민·관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예산 확보를 위한 치밀한 전략을 제시했던 선례를 되짚어보라"고 충고했다.
덕진공원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작업의 필요성과 전주시가 추진하는 정책의 흐름에 맞게 전통정원의 시대적 배경을 논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덕진연못은 후백제에서 고려로 이어지는 국내 유일의 궁성형 전통정원이기 때문에 국가 명승지로 등록을 한 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자연유산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상진 전북일보 논설위원도 송 교수의 의견에 공감하면서 "전주시가 후백제 수도 혹은 조선왕조 발상지라는 두 축으로 추진해온 정책의 연장선에서 커다란 밑그림을 그린 뒤 세부적인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덕진연못 물길을 복원하기 위해 전주시가 구상하고 있는 전북대·35사단의 일부 부지 활용안은 장애물로 검토됐다. 김민수 전주시 기획예산과 과장은 "이와 관련해 전북대가 예민하게 반발하는 데다 35사단 역시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김성주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사업 초기에 올바른 방향을 정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앞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 자리"라는 데서 의미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