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국가·지방산업단지 기업들의 전력 부족난 해소와 새만금산업단지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해 온 '345KV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사업'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2010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돼오다 송전선로 지중화와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주민 반발에 부딪혀 올해 말로 완공 시기가 미뤄졌지만, 공정률이 61.5%에 머무른 채 지난해 4월부터 공사가 중지돼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새만금산업단지 분양계약이 이뤄지는 등 군산지역 전력확보의 시급성이 대두되면서 한국전력이 공사 재개에 나설 계획이지만, 주민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5년여 동안 지역 최대 이슈로 자리잡아 온 '345KV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사업'에 대해 살펴본다.
△군산의 전력상황
현재 군산지역 송전선로는 운전용량 한계에 도달해 있다.
한전 측에 따르면 군산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대용량 전력공급 신청 업체들은 지난 2011년부터 한전과 조건부 전력수급계약을 맺고 전력을 공급받을 정도로 군산의 전력 공급 계통은 불안정하다.
군산 산업단지 전력 수요량은 136만KW에 이르지만 공급량은 이에 못 미치는 120만KW에 불과한 상황이다. 게다가 현재 군산 산업단지의 발생용량은 최저 수준인 60만KW(공급량의 50%)를 훨씬 넘어선 84만KW에 달하고 있다.
한전의 송전선로는 1계통 2회선으로 구성돼 1개 회선이 고장 날 경우에도 부하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 군산 산업단지는 발생용량이 공급양의 70%를 넘어서고 있어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1개 회선만으로는 수요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 전력공급을 중단한 뒤 실시해야 하는 각종 선로정비도 불가능해 선로고장 발생요인도 그만큼 높은 실정이며, 이 때문에 대규모 정전사태 가능성도 날로 상승하고 있다.
급기야 한국전력은 지난 2011년부터 산업단지 일부 대규모 전력수요 업체들에게 전력을 제한 공급하는 부하공급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전력난에 대한 우려는 지난달 새만금산업단지에 첫 분양계약이 체결되는 등 기업 입주 절차가 시작되면서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취약한 군산지역의 전력계통 안정화와 군산 산업단지의 시급한 전력공급 부족난 해소는 물론, 가시화되기 시작한 새만금산업단지 및 새만금지구 개발에 대비한 '345KV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사업'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사업' 무엇이 문제
2008년 '345KV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사업'소식에 송전선로 경과 지역인 회현, 옥구, 미성 지역 등을 중심으로 주민반대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지중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송전선로 구간이 명품 친환경농지 예정지역과 인근 우량농지를 경유하는 만큼, 주민 의견을 수렴한 후 지중화사업지역으로 새만금내부개발계획에 포함해 국가차원에서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한전 측이 타 지역과 형평성 문제 및 사업비 3364억원 증가(군산시 50% 부담)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면서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며 3년여 동안 사업에 착공하지 못하고 표류했다.
결국 지난 2010년 말 새만금산업단지에 10조원을 투자하겠다던 OCI가 전력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투자 유보를 발표하면서 파장을 불러왔다.
이어 그해 12월말 지식경제부로부터 송전선로 공사계획이 인가됐으며, 2011년 2월 군산시의 송전선로 실시계획 인가로 착공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현장에서 집회를 갖는 등 공사 진행에 맞서며 지경부와 군산시를 대상으로 인가처분소송을 진행했지만 법원으로부터 기각됐다.
지난해 초부터 주민들은 만경강 공유수면에 건설 중인 외곽 방수제를 따라 공군 비행장 쪽으로 우회하는 노선 변경안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논란의 중심은 노선 변경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노선 변경안은 새만금과 관련된 중앙부처 및 관련기관 협의 없이 자체 용역결과를 토대로 제시된 것으로 공신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한전 측의 입장이다.
기술적인 문제와 사면 폭 협소 등으로 방수제 송전탑 설치는 불가능하며, 과학연구단지 등을 조성하려는 새만금내부개발계획에도 위배된다는 것이다.
또 공군 비행장 쪽으로 우회할 경우, 비행안전구역 내 구조물 높이가 53m로 제한돼 있어, 대책위 주장대로 55~70m 높이의 철탑을 45m로 낮추면 선로 처짐 현상으로 철탑 간 거리를 350m에서 150m로 단축해야 하기 때문에 철탑 숫자 및 사업비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변경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법적인 절차 등을 감안할 때 6년 이상 소요돼 현재 군산의 전력난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경과지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345kV 새만금 송전선로 사업'은 임피면 보석리에서 회현, 옥구, 미성동을 거쳐 산북동 새만금변전소까지 30.6㎞ 구간 88기의 송전철탑 중 42기를 시공하고 나머지 46기를 남겨둔 채 지난해 4월부터 공사가 중지됐다.
한국전력은 시급한 전력공급 안정화를 위해 이달부터 공사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주민들과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