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안은행 오규정 대표】"앞 못보는 이에게 밝은 빛 선물 큰 보람"

국내 첫 안구기증 법인…지난해 300여명 새 삶

▲ 안구기증 이외에 점자명함제작, 시각장애인 무료 각막이식수술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온누리안은행 오규정 대표.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생 잘 봤던 눈을 사후(死後)에 다른 사람에게 기증하는 것은 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일입니다. 더 많은 도민들이 희망을 나누는 일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밝은 빛을 볼 수 있도록 희망을 선물하는 온누리안은행 오규정 대표는 16일 "단체를 만들고 안구기증 운동을 벌여가며 도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민들이 힘을 보태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온누리안은행은 지난 2006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설립된 안구기증 전문 비영리사단법인이다. 현재도 안구기증만을 전담하는 단체로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안구이식은 큰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형병원에서는 잘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 그동안 대부분 각막을 수입에 의존했죠. 그래서 수술비가 비쌌어요. 하지만 눈 은행이 만들어지면서 수입할 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희망을 선물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낍니다."

 

온누리안은행은 지난 2006년 28명의 기증을 받아 29건의 이식수술을 연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151명의 기증으로 30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에게 밝은 빛을 선물했다.

 

또 안구기증 이외에 점자명함제작, 저시력센터운영, 시각장애인 무료 각막이식수술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저 시력자와 시각장애인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데 힘에 부치는 일이 있다. 바로 금전적인 문제다. 후원자들의 후원금만으로 단체를 운영하다 보니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 대표는 "좋은 일을 하면서 이런 말씀 드리는 게 조금은 부끄럽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서는 인력도 필요하지만 후원금만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다보니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급여지급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오 대표는 지금의 일을 놓지 않을 계획이다. 오히려 더 큰 꿈을 이뤄내기 위해 하루하루 거리를 헤매고 있다.

 

오 대표는 "한해 전북지역에서 세상을 등지는 분들이 2만 5000여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 목표는 이분들의 10%만 이라도 각막기증에 동참해 우리나라가 더 이상 안구이식을 위해 각막을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 "한강 이남에서 가장 많은 안구기증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온누리안은행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눈 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