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사매초등학교 5학년 담임인 정승민(29) 교사는 최근 본보에 한 통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작년에 남원 용성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제자였던 이예담 학생(현재 남원 하늘중 1년)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고 우리 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올해 5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정 교사의 편지에는 제자를 살리고 싶은 스승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정 교사는 "예담이는 2009년 초등학교 3학년 때 급성 백혈병에 걸려 학교에 나오지 못했고, 물론 담임이었던 6학년 때에도 학교를 나오지 못해 가정에서 사이버수업으로 학교생활을 했다. 한 학기에 한번씩 가정을 방문해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전부였다"면서 "다행히 100% 골수가 맞는 기증자가 나타나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이식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후 건강이 회복되는 듯 보였으나 폐에 숙주반응이 나타났다. 숙주반응은 다른 사람의 골수가 자신의 것이 아님을 면역이 자각하고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기흉을 수술하면 또 다른 자리에 기흉이 생기는 폐기흉이 되풀이하고 있어, 유일한 해결책인 폐이식을 신청해 놓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예담 군의 투병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편지를 풀어냈다.
그는 감당할 수 없는 입원비와 수술비에 대한 가족 사정으로 편지를 이어 나갔다.
정 교사는 "2009년부터 4년여 간의 투병생활로 재정적 형편이 너무 좋지 않다. 4명의 가족이 군인(계급 상사)인 아버지의 월급만으로 생활하면서 한달에 1000만원이 넘는 병원비를 감당하고 있다. 폐를 이식하기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데 하루 입원비가 50만원이 넘고, 운좋게 폐이식자가 나타나더라도 1억원에 가까운 수술비로 인해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다. 많은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금융권 대출(수천만원)까지 받았지만 더이상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면서 "이런 상황인데도 아버지가 군인이라는 이유로 보건소와 각종 재단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중학교로 진학한 예담이에 대한 정 교사의 이 같은 관심은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예담이의 의지 때문이란다.
정 교사는 우리 사회의 관심을 거듭거듭 요청했다. "지난해 반 아이들과 함께 예담이를 찾았을 때, 또래 6학년 학생들 보다 몸집이 훨씬 작아 2학년 학생처럼 보였어요. 숨쉬기 조차 힘들어 산소호흡기로 생활하고 있는 예담이는 그래도 정말 밝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마우스 움직일 힘도 없었을텐데 사이버학교 수업을 단 한차례도 결석없이 들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예담이.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예담이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