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 영화 가린다, 전대상·우석상 주인공은?

미리 보는 '국제 경쟁'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고석만·4월25일~5월3일)의 필사의 탐독은 단연 '국제경쟁'이다. '국제경쟁'은 세계 각국에서 걸출한 영화적 가능성을 가늠하는 신인 감독들의 화제작 10편을 상영하는 섹션. 새로운 질문을 던져 낯설고 매혹적인 경향을 탐독하길 권하는 1편의 다큐멘터리와 9편의 극영화가 초청됐다. 올해 최고의 영화에 수여되는 '전대상'(2000만원·전북대 후원)과 '우석상'(1000만원·우석대 후원)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 드류 토비아 감독의 '미친년들'.

올해 초청작 주제는 사랑과 상처, 생명과 죽음으로 요약된다. 일단 도발적 제목의 '미친년들'(감독 드류 토비아)이 눈길을 끈다.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 메이, 레즈비언 첫째 딸 요르단, 언제나 좌불안석인 그러나 임신까지 한 둘째 딸 모나가 삼각관계를 이루며 사랑과 저주를 오가는 애증의 바닥을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 네 커플을 통해 예술과 정치 이야기까지 아우르는 퍼즐 맞추기를 시도한 '눈물과 웃음의 베오그라드 안내서'(감독 보얀 불레티치)도 유쾌하다.

▲ 슈테판 샬러 감독의 '5년'.

실화에 바탕을 둔 '5년'(감독 슈테판 샬러)은 5년간 관타나모 수용소에 감금된 한 남자를 보여주는 묵직한 영화. 9·11 사태 이후 테러리스트로 감금된 그는 수용소의 억압된 상황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묵살하는 폭력성을 보여준다. '5년' 못지 않게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어머니들'(감독 쉬 후이 징)은 중국 정부가 산아 제한을 위해 낙태·피임을 권하는 정책 수행자들과 피해자들의 아이러니를 좇아가는 다큐멘터리.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엄마로부터 딸을 지키고픈 아버지와 성장통을 겪는 루시의 이야기를 다룬 '파괴된 낙원'(감독 이브 드부아즈)이나 가족으로부터 학대 받은 사이코가 살고 있는 위탁시설을 벗어나기 위해 한 소년과의 동행을 소재로 삼은 '깃털'(감독 오자와 마사토)은 그나마 비슷한 부류다.

▲ 이브 드부아즈 감독의 '파괴된 낙원'.

살 권리가 아닌 죽을 권리에 관한 화두를 던지는 '맘메이 아저씨'(감독 드웨인 발타자르)나 꿈 속에 나타난 배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담은 '항해'(감독 엘리프 레피으), 옛 연인이 입원했다는 소식에 간호를 하면서도 그와 나눈 사랑의 기억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관성'(감독 이사벨 무뇨스 코타) 역시 독특하다. 전주영화제를 찾은 배우 사 사티준이 열연한 '가라오케 걸'(감독 비스라 비칫 바다칸)은 가라오케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절망적이고 무기력한 삶을 극과 다큐의 경계를 오가며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