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 예순 셋, 새롭게 등장하는 아이돌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까지 그의 귀환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기자회견에서 '나를 탈피하고 싶었다'고 했다. 명쾌한 답이 거기 있다. '정상에 있어도 늘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의식'이 조용필의 오늘을 있게 한 힘인 것이다.
생각나는 공연이 있다. 8년 전 SBS가 광복 60주년 특별기획으로 추진한 '조용필 평양 2005'다. 그때 공연 참관단으로 참여한 덕분에 평양에 갔다. 조용필 공연이 열린 유경 정주영 체육관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꾸준히 추진해왔던 대북사업의 결실이었다. 공연장은 1만2000석을 갖추었지만 객석 상당부분을 무대로 활용하는 바람에 객석은 7천석으로 줄었다. 그래도 7천석 객석이 만만한 규모는 아니어서 객석이 다 찰까 의문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객석은 공연 시작 30분전에 완전히 찼다. 나중에 듣기로는 당시 북한에서도 조용필은 '모나리자'로 인기가 높아 그의 공연에 엄청난 액수의 고가 암표가 나돌았다고 한다. 그날 공연은 말 그대로 남과북 가슴 설레며 환호하는 만남의 현장이었다. 첨단의 영상자료를 활용한 무대장치와 강렬한 록비트의 조용필 공연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물론이고, 남쪽에서 함께간 참관단들에게도 큰 문화적 충격이었다. 모든 열정을 다 쏟았던 그의 도전이 가져온 성과였다.
이제 다시 새로워진 그의 노래를 듣는다. '혁신'이 따로 없다. 대부분 낯설기 만한 곡들이지만 가슴을 '바운스 바운스'하게 하면서 조용필의 새로운 음악에 다시 익숙해지게 할 것이다. 낯선것을 익숙하게 하는 그의 힘이 언제나 반갑다. 헬로 조용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