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프로그램 재정비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지역 영화인들이 참여하는 '로컬시네마'섹션을 폐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0년부터 독립영화의 제작·상영을 통해 지역에 새로운 영상문화를 보급해 온 전북독립영화협회는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이영호 이사장은 "지역에서 제작되는 영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계속해서 상영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스크린쿼터가 도입될 당시에도 한국영화 수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영화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간 전북독립영화협회는 독립영화의 상영과 영상교육, 지역 영상문화에 대한 담론형성 등을 통해 다른 지역 독립영화협회 및 영화제와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또 지역 영화·영상산업의 재발견 및 국내 독립영화제작의 활성화와 경쟁섹션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우수 영화 영상 인력을 발굴하고 육성해왔다.
전북독립영화협회가 실시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상영·사업·제작 지원·영화 제작 사업으로 나뉜다.
올해로 13년째 이어온 전북독립영화제는 영화적 실험과 지역영상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지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독립영화들의 경쟁을 통해 소외된 지역의 영상문화 환경을 바꾸고 작가와 관객이 만나는 소통과 공유의장으로 거듭난 것.
이 이사장은 "담론을 생산하는 지대로서 열려있는 영화제다. 국내의 장·단편 독립영화를 초청·상영해 그들의 개성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며 독립영화제의 역할을 설명했다.
'마스터와 함께 단편영화 제작스쿨'에서는 영화 현장 경험이 많은 스텝을 초청해 영화인을 꿈꾸는 일반인들에게 초보단계에서부터 전문적 지식까지 다양한 교육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제작 지원사업을 통해 독립영화제 수상작들을 지원하고 배급을 돕는다. 올해 독립영화로는 드물게 10만 관객을 넘긴 오멸 감독의 '지슬'이 대표적인 영화. 오 감독은 '지슬'로 올해 선댄스 영화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한경록·최진영·백정민·이은상 감독 등 전북독립영화협회를 거쳐 간 감독들이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영호 이사장은 "전북독립영화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천천히 성장해 가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전주국제영화제에 로컬시네마가 부활해 지역 영화인들이 설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