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완주군 고산면 읍내리의 고산버스터미널. 승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내버스요금을 놓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날부터 전주·완주의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가 전면 시행되면서 상당수 승객들이 '시내버스 이용이 조금은 편해질 것같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고산버스터미널은 완주군 북부권 6개 면(고산·경천·화산·비봉·동상·운주)을 연결하는 허브라는 점에서 요금 단일화의 분위기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곳이었다.
화산면으로 향하는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고산버스터미널을 찾은 손선자씨(38·여·완주군 삼례읍)는 "어제까지는 집에서 화산면 수선리 종점까지 가려면 2800원을 내야 했다"면서 "시내버스 요금이 단일화되면서 1100원으로 화산면의 친구집을 다녀올 수 있게 됐다"며 요금 단일화 시행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손씨는 "아직은 환승방법이 익숙하지 않아 버스 요금을 두번 냈다"면서 "환승할 수 있는 버스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시민여객 버스기사 김진환씨(52)는 "1일부터 눈에 띄게 환승 승객들이 늘어났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완주군민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인 혜택이 적지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날 전주·완주의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가 전면 시행되면서 지역민들의 교통불편이 다소나마 해소됐다는 평가가 적지않다.
기자가 직접 이날 전주에서 고산터미널을 거쳐 완주군 운주면까지 다녀온 결과 환승혜택이 적지않다는 점을 실감했다. 지난 2009년 10월부터 완주군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던 단일요금이 완주군 전체로 확대되면서 전주시와 완주군 전 지역에서 1100원(편도)만 내면 누구나 완주와 전주지역을 오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전주시에서 완주군 경천면 피목리을 가려면 종전에는 4900원(전주-고산 1100원·고산-피목 3800원)이 들었던 반면 이제는 1/4에도 못미치는 요금만 부담하면 된다. 피목리 주민이 매일 이 버스를 타고 왕복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270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주시는 이날 버스 요금 단일화에 앞서 수개월전부터 시뮬레이션을 거쳤고, 지난달 26일 이미 인프라구축을 마무리했었다.
하지만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아직은 갈길이 멀다. 무엇보다 북부권 6개면의 경우 운행버스 10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자칫 환승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않다는 점에서 후속책 마련이 절실하다. 환승을 위해서는 버스에서 내린 지 30분 이내에 해야 하는데도, 해당 목적지까지 30분안에 차편을 마련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은 완주지역에서 버스카드 구입 및 충전이 쉽지않은 탓에 환승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승객들이 여전히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완주군 경천면에 사는 박종국씨(71)는 "아직은 교통카드를 구입하지 않아 환승혜택을 보지 못했다"면서 "어디서 교통카드를 구입해야 하는지, 어떻게 충전해야 하는지 등의 안내가 있었으면 한다"며 요금 단일화 시행의 미비점 등을 아쉬워했다.
전주시 대중교통과 김상범씨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를 계기로 완주군민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환승편의 개선, 교통카드 인프라 구축, 오지노선 편의증진 등의 문제점들을 빠른 시일안에 개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