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꼭 풀어야 한다

반사회적 행동 아니라면 할수있는 모든일을 동원 일상 스트레스 탈출해야

▲ 정의선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2학년
바짝 날이 서서 모든 것이 짜증날 때가 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집으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속이 더부룩하며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을 볼 때 마다 화가 날 때가 있다. 말하는 사람의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던 적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앞에서 말한 모든 걸 한꺼번에 느낄 때가 있다. 이런 모든 상황이 당신에게서 반복되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나는 스트레스를 '잼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닌 잼이 병 안에서 허우적거리는 느낌처럼 답답해지기 때문이다. 빈 공간을 설탕과 과육으로 가득 채운 잼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주변의 진심어린 충고도 들리지 않는다. 빈 틈 없는 그 공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힘이 들고, 쉬고 싶다. 병과 잼으로 주변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도리어 날이 서서 모든 일이 짜증이 나는 것이다. 이런 '잼과 하나 된 상태'가 계속 된다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요, 자기 자신에게 지쳐버리곤 한다.

 

그렇게 너무나도 지쳐서, 스트레스를 푸는 중이라면 남의 시선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스트레스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에서 정지해 있으면 안 된다. 스트레스는 당신이 주변을 신경 쓰지 못하게 만든다. 당신에게서 여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당신이 스트레스를 푸는 그 행동이 반사회적인 것이 아니라면, 당신은 당신의 활력을 깎아먹기만 하는 '스트레스 잼'에서 빨리 탈출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둘러 싸여 있는 건 당신에게 좋지 않다.

 

나에게는 B라는 친구가 있었다. B는 항상 잼 안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B가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은 다양했다. 남자친구가 전화를 안 받았기 때문이었고, 하는 게임에서 남보다 좋은 장비를 얻지 못해서였다. 지나가던 버스가 자신에게 물을 튀겨서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있었고, 엄마가 동생을 돌보라고 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있었다. 이처럼 B는 다양한 스트레스들 사이에 끼어있었다. 항상 갇혀 있었던 것이다. B는 항상 답답해했고 사소한 것에서 화를 냈다.

 

그렇지만 B는 스트레스를 풀 줄을 몰랐다. 화를 내면서도 자신이 왜 화를 내는지를 몰랐다. 스트레스는 고양이 있는 집에 털이 쌓이듯 빠른 속도로 쌓였지만 그것을 해소하는 행동은 매우 미약했다. B는 제법 예쁜 편이었다. 그렇지만 웃지 않았다. B는 항상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쌓인 스트레스를 풀지를 못하니까 곱던 얼굴도 미워 보였다. B 곁에 가까이 있던 친구들은, B를 보며 점점 지쳐갔다. 그녀에게 말을 걸 때 마다 짜증을 냈기 때문이었다. 잼 속에 갇혀 있는 B는 스스로 그 뚜껑을 놓지 않았다. 결국 B의 잼 뚜껑은 열리지 않았고, B는 고립되고 말았다.

 

내 친구 B가 점점 고립돼 간 것처럼, 과도한 스트레스는 당신을 외롭게 만들 수도 있다. 자신에게 지쳐 있는 사람이 남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뚜껑이 열리지 않는 잼은 언젠가 썩어버리기 마련이다. 차라리 방치해서 썩어버리는 것 보다는, 뚜껑을 밀어내서 잼을 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언제까지나 잼 뚜껑을 잡고 자신을 닫아버리고 살아갈 수는 없다. 어서 뚜껑을 열어버리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갇힌 공간에서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5월이다. '즐거운'날이 많은 만큼, 사람들과 마찰이 생길 일도 많을 것이다. 남들이 다 즐거운데도 짜증이 나는 날이 있을 것이다. 당신이 들어있는 병 안에, 차곡차곡 잼들이 쌓일 것이다. 그럴 때의 당신은 텔레비전을 봐도 좋고, 아이돌 콘서트를 따라다녀도 좋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고, 시 한편의 여유를 가지는 것도 좋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잼 속'에서 탈출해야만 한다. 스트레스가 주는 상처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 어여쁜 그대여, '잼'을 발라버려라.